연애 예능 출연자에 박수 쏟아진 이유..."백수 아닌 전업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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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집에서 가사노동 도맡는 또 다른 청년들

연애 예능 '연애남매' 출연자로 얼굴을 알린 이용우가 현재 부모 집에서 생활하며 집안일을 전담하는 이른바 ‘전업자녀’ 생활을 하고 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반복된 취업 실패와 현실적인 경제 부담 속에서 독립 대신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현실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공개된 SBS '뉴스토리'에서는 청년 실업과 ‘쉬었음 청년’ 문제를 다루며 이용우의 일상을 공개했다. 방송에서 그는 스스로를 “전업자녀”라고 표현하며 현재의 생활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스스로를 '전업자녀'라 칭하는 이용우 씨 / 유튜브 'SBS 뉴스'
스스로를 '전업자녀'라 칭하는 이용우 씨 / 유튜브 'SBS 뉴스'

이용우는 “어머니께서 농담처럼 ‘전업자녀라는 단어가 있대’ 하시며 저를 놀리셨다”며 “들어보니 정말 제 이야기 같더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특별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가족들이 모두 출근하면 집안 청소와 빨래, 설거지, 식사 준비 등을 맡아 한다. 가사노동 외에도 운동과 연기 수업 등을 병행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항공사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었던 좌절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용우는 “서류를 몇십 번 넣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며 “국내 항공사는 정말 100번 정도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는 ‘비행 낭인’이라는 말도 있다. 정말 마음 아픈 표현”이라며 반복되는 취업 실패 속에서 느꼈던 무력감을 고백했다.

그는 방송 출연 이후에도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립하기 어려운 현실을 언급했다. 이용우는 “방송에 출연했다고 해도 큰돈을 버는 건 아니다”라며 “독립할 정도의 경제력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 잠깐 살아보니 정말 모든 게 돈이었다”며 “이왕 집에서 살게 된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자는 생각으로 집안일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SBS 뉴스'
유튜브 'SBS 뉴스'

방송에서는 장을 보러 가는 모습도 공개됐다. 이용우는 “제가 돈을 번 기간은 1년 정도밖에 안 된다”며 “생활비는 대부분 어머니가 부담하고 있고 마트에 갈 때도 어머니 카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저녁에는 퇴근하는 어머니를 위해 직접 요리를 준비했다. 어머니 박미숙 씨는 “현관문을 열었을 때 음식 냄새가 나면 정말 행복하다”며 “저보다 더 섬세하게 집안일을 할 때는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들의 현실이 안쓰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본인이 원해서 이렇게 됐겠느냐”며 “그렇다고 억지로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용우는 방송 말미에서 “어머니께서 저희를 키우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언젠가는 제가 마련한 집에서 어머니를 편하게 모시고 사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전업자녀’라는 표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업자녀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와 함께 살며 생활 전반을 가족에게 의존하는 청년 세대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단순히 ‘백수’라는 표현보다 현재 청년 세대가 처한 구조적 현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자주 사용되고 있다.

유튜브 'SBS 뉴스'
유튜브 'SBS 뉴스'

실제로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청년 실업과 ‘쉬었음 청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취업 준비도 하지 않고 특별한 경제활동 없이 쉬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층 규모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쉬었음 청년’은 실업자와도 조금 다른 개념이다.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라기보다는 반복된 실패와 불안, 번아웃 등으로 잠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상태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배경으로 높은 취업 문턱과 불안정한 노동시장, 과도한 경쟁 구조를 꼽는다. 특히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공기업·전문직 채용 규모가 제한적인 반면 지원자는 지나치게 많아 장기 취업 준비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거비 부담 역시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울과 수도권의 높은 월세와 전세 가격 때문에 취업 전 독립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생활비와 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전업자녀’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엇갈린다.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경제적 자립 의지가 부족해질 수 있고 부모 세대에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장기간 사회 활동이 단절될 경우 자신감 저하나 고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튜브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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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긍정적 혹은 현실론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와 달리 청년 세대가 게으르거나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자체가 변했기 때문에 단순히 개인 책임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채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고 경기 침체와 고물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살며 집안일을 분담하고 재취업이나 진로 탐색을 이어가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전업자녀 현상이 한국 사회의 돌봄 구조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부모가 자녀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청년 자녀가 가사노동과 돌봄을 담당하며 가족 공동체 형태로 살아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용우 역시 단순히 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집안일과 식사 준비, 생활 관리 등을 맡고 있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게으른 게 아니라 현실적인 선택 같다”, “부모를 도우며 같이 사는 것도 하나의 가족 형태다”, “청년 세대 현실이 너무 팍팍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편 “청년들이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주거 안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청년 세대가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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