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서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대놓고?...파주의 수상한 '북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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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 “북한 찬양한 전시물 아냐” 항변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조성된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북한 노동신문·뉴스1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조성된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북한 노동신문·뉴스1

경기도 파주시 소재 한 건물 내부에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 등 북한 관련 전시물이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건물주는 외국인 고객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들의 경찰 신고가 잇따랐으나, 경찰은 현행 국가보안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의 딸 전한나 씨가 대표로 있는 자유일보에 따르면 파주시 감악산 인근의 한 상가 건물에 지난 2월부터 김일성·김정일 동상 등 북한을 연상케 하는 전시물이 대거 설치됐다는 시민 신고가 수차례 경찰에 접수됐다. 해당 건물은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2층짜리 개인 소유의 상가로, 현재 정식 개장은 하지 않은 상태다.

파주 시민 A 씨는 매체에 "건물이 투명한 유리창으로 돼 있어 지나가다 보면 내부가 훤히 보인다"며 "1층에는 1m가 조금 안 되는 작지 않은 크기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고, 붉은 글씨로 '평양'이라 적힌 포토존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문구도 있었다"고 제보했다.

A 씨에 따르면 건물 안에는 5명이 동시에 쏠 수 있는 원점 사격장 형태의 시설도 있었으며, 2층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마네킹이 배치돼 과거 두 사람의 만남을 형상화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고 한다.

건물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건물주는 현재 여행사를 운영 중인 인물로, 이 건물을 북한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자신의 외국인 관광객에게 무료로 개방할 개인 소유의 '북한 박물관'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수의 시민이 "불순한 배후 세력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행정 민원센터에 민원 접수까지 넣었다.

이에 경찰이 현장에 여러 차례 출동했으나, 현행 국가보안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직접 출동했던 파주시 담당 경찰관은 매체에 "주민 민원이 여러 번 들어와 수차례 출동했으나, 해당 건물이 북한 체제를 적극적으로 찬양·고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국가보안법 적용을 못 했다"며 "지금도 신고는 계속 들어오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보안법 제7조 1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해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한 자는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5항에서는 그러한 행위를 할 목적으로 인공기·북한 서적 등 표현물을 제작··소지·반포·판매하거나 취득한 자를 처벌하도록 돼 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처벌받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목적이 입증돼야 한다.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는 있지만 홍보물 등에 명시적으로 북한 체제를 찬양, 고무하는 내용이 없는 한 처벌할 수 없다.

실제로 매체가 제보자를 통해 입수한 해당 건물 내부 사진의 외국어 설명 자료를 번역한 결과, 북한을 찬양하거나 옹호하는 내용으로 보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현장에 출동했던 담당 경찰관 역시 매체에 "건물주가 해당 전시물이 북한을 찬양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항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