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루마니아인 한국생활] 외국인들이 과자처럼 뜯어먹는다 해외에서 의외로 난리 난 한국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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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김은 밥상 위에 늘 있던 평범한 반찬이지만, 해외에서는 이제 영화 보면서 뜯어먹는 ‘바삭한 K-스낵’이 되고 있다.

김을 먹는 여자 / 셔터스톡
김을 먹는 여자 / 셔터스톡

한국인에게는 반찬, 외국인에게는 신기한 스낵

한국인에게 김은 너무 익숙한 음식이다. 밥 위에 올려 먹고, 도시락에 싸고, 김밥을 만들 때도 빠지지 않는다. 너무 자주 먹기 때문에 특별한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서 김은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바삭하고 짭짤한 간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일부 외국인들은 감자칩이나 팝콘처럼 김을 뜯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먹기도 한다.

실제로 외국인 친구들과 영화 보는 날, 과자와 초콜릿을 준비해뒀는데 친구가 부엌에 있던 김 한 봉지를 보고 “이거 먹어도 돼?”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놀랐다. 한국에서는 보통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구는 김을 과자처럼 한 장씩 꺼내 먹으며 “짭짤하고 바삭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왜 외국인들은 김을 좋아할까

외국인들이 김에 빠지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짭짤하고 고소하며, 얇고 바삭한 식감이 스낵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감자칩처럼 기름지지는 않지만, 입 안에서 부서지는 식감과 바다 향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서양에서는 김을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칩”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가볍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면서도 맛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참기름과 소금이 더해진 한국식 조미김은 외국인들에게 훨씬 더 친숙한 간식처럼 느껴진다.

한국인에게는 밥도둑이지만, 외국인에게는 그 자체로 완성된 스낵이 되는 셈이다.

한국 전통 음식 김 / 셔터스톡
한국 전통 음식 김 / 셔터스톡

수출액이 증명한 김의 인기

김의 인기는 단순한 체감이 아니다. 실제로 김은 한국 농수산물 수출 품목 중에서도 눈에 띄게 성장한 제품 중 하나다.

2007년 김 수출액은 약 597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2011년에는 1억 6149만 달러, 2012년에는 2억 3101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후 2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서며 불과 몇 년 사이 3배 이상 성장했다.

이런 흐름은 김이 더 이상 한국 안에서만 소비되는 식재료가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K-푸드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완도에서 세계 식탁으로 간 김

김은 바다 속 바위에 붙어 자라는 해조류다. 과거에는 바다가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해의’라고 불리기도 했다.

한국 김의 주요 산지 중 하나는 전라남도 완도다. 완도는 다양한 해조류로 유명한 지역이며, 한국에서 생산되는 김의 상당 부분이 이 지역과 남해안 일대에서 나온다. 바다에서 채취한 김은 건조와 가열 과정을 거쳐 우리가 아는 얇고 바삭한 형태로 가공된다.

보통 김은 말린 뒤 약 180도에서 200도 정도의 고온으로 짧게 구워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김은 바삭한 식감과 진한 풍미를 갖게 된다.

김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맛뿐만이 아니다. 영양적인 장점도 크다.

김은 지방 함량이 낮은 편이면서도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비타민 A, 비타민 B군, 비타민 C, 비타민 D뿐 아니라 칼슘, 칼륨, 철분, 인 같은 무기질도 들어 있어 건강한 간식 이미지를 만들기 쉽다.

외국인 소비자들이 한국 김을 “맛있는데 가볍고 건강한 스낵”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웰빙 간식이나 저칼로리 스낵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김은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흰 바탕에 초밥이나 간식용 말린 놀이 미역 시트 / 셔터스톡
흰 바탕에 초밥이나 간식용 말린 놀이 미역 시트 / 셔터스톡

한국의 평범한 식재료가 해외에서는 특별해졌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인에게 너무 익숙한 음식일수록 외국인에게는 더 새롭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김은 한국 식탁에서는 매일 먹는 반찬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에게는 바다에서 온 얇은 칩처럼 느껴지고, 한식의 새로운 입문 메뉴가 되기도 한다.

김밥이나 라면처럼 이미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진 음식들 역시 처음에는 한국인에게 너무 평범한 음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일상적인 음식들이 K-푸드의 대표 얼굴이 되고 있다.

결국 김의 인기는 한국 음식이 세계에서 소비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외 소비자들은 더 이상 불고기나 비빔밥 같은 대표 메뉴만 찾지 않는다. 이제는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매일 먹는 재료와 간식, 반찬까지 궁금해한다.

김 한 봉지가 K-푸드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

외국인들이 김을 과자처럼 먹는 모습은 한국인에게 조금 낯설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 음식이 해외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밥과 함께 먹던 평범한 김 한 봉지가 해외에서는 영화 보는 날의 간식이 되고, 건강한 스낵이 되고, K-푸드를 처음 경험하는 입구가 되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 세계 식탁 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한국 음식은 화려한 한정식이 아니라, 손쉽게 뜯어 먹는 김 한 봉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