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직 부장이 공개한 '성과급 상세액표'…급속 확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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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하루 전 타결된 노사합의, 성과급 구조 전면 재편의 의미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현직 부장이 성과급 상세 내역이라며 표 하나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공개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하루 전 극적으로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 파업 리스크 해소와 함께 성과급 구조 자체가 전면적으로 재편됐다.

삼성전자 성과급에 쏠린 많은 관심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삼성전자 성과급에 쏠린 많은 관심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배아파하지 마세요, 세금 50% 내니깐"…직접 올린 성과급 표

21일 오전 국내 주요 커뮤니티 MLB파크에 '현직) 삼성전자 성과급 상세액.jpg'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스스로를 메모리 사업부 부장 직급이라고 밝히면서 "배아파하지 마세요, 세금 50% 내니깐 님들도 성과급 받는 겁니다"라는 말을 함께 달았다. 게시물은 올라온 직후 뽐뿌, 82cook 등 다른 커뮤니티로 급속히 퍼지며 온라인에서 광범위한 반응을 끌어냈다.

공개된 표는 연봉 8천만 원과 1억 원 두 가지 기준으로 나뉘며,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내 메모리, 공통, 르팡 세 조직의 성과급 시나리오를 각각 영업이익 300조 원과 350조 원 기준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여기서 '르팡'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합쳐 부르는 삼성전자 임직원들 사이의 사내 은어다. 반도체 설계(LSI)와 위탁 생산(파운드리)을 담당하는 사업부들을 통칭하는 명칭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논의에서 메모리 사업부와 자주 비교되는 단위다.

공개된 수치, 얼마나 되나

게시된 표에 따르면 연봉 8천만 원 기준, DS부문 영업이익 300조 원 달성 시 메모리 사업부 직원 1인당 총 성과급은 6억3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OPI 4000만 원에 특별경영성과급 부문분 1억6900만 원, 사업부분 4억2400만 원을 합산한 수치다. 공통 조직은 같은 조건에서 5억1900만 원, 르팡(LSI·파운드리)은 사업부 분배 없이 2억900만 원이다.

연봉 1억 원 기준으로 영업이익 300조 원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메모리 사업부 1인당 총 성과급은 7억9100만 원으로 뛴다. 공통 조직은 6억4900만 원, 르팡은 2억6100만 원이다.

영업이익 350조 원 시나리오에서는 수치가 더 오른다. 연봉 1억 원 기준 메모리 사업부는 9억2400만 원, 공통 조직은 7억5800만 원, 르팡은 3억500만 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연봉 8천만 원 기준에서도 메모리 사업부는 7억3900만 원, 공통 조직은 6억600만 원, 르팡은 2억4400만 원이다.

이 수치들은 세전 기준임을 감안해야 한다. 게시자 본인이 "세금 50%"를 언급한 것처럼 실수령액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별경영성과급은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지급되며, 일정 기간 매각 제한이 붙는다는 점도 실질 가치 판단에 중요한 변수다.

노사 잠정합의, 성과급 구조 전면 재편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공동취재-뉴스1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공동취재-뉴스1

이 게시물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전날 극적으로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 합의가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서'를 공개했다. 핵심은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신설하는 것이다.

특별경영성과급의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다. 지급률 상한은 따로 두지 않는다. 재원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나뉘며, 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메모리 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번 합의에서 노조가 요구해온 성과급 상한 폐지와 지급 기준의 명문화가 핵심 쟁점이었으며, 합의안은 이를 절충하는 형태로 정리됐다.

지급 방식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이뤄진다. 주식의 3분의 1은 지급 즉시 매각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1년간, 마지막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실질 수령액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성과급 총액과 실수령액 사이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급 조건 따져보면… "200조 원 달성이 변수"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 동안 적용된다. 세부 조건은 두 구간으로 나뉜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해 DS부문 영업이익 200조 원 달성 시 지급되며,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해 100조 원 달성 시 지급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약 300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약 31조5000억 원이 된다. 이 중 DS부문 전체 인원(약 7만8000명)에 돌아가는 40% 몫은 약 12조6000억 원이며, 나머지 60%는 메모리 사업부(약 2만8000명)와 공통 조직(약 3만 명)이 1 대 0.7 비율로 나눠 갖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만 57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 반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어 연간 기준 300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다만 2026~2028년 지급 조건인 200조 원 기준은 이보다 훨씬 높다.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조건 달성 여부는 매년 사업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DS부문 이외의 DX부문과 CSS사업팀 직원들에게는 상생협력 차원에서 1인당 600만 원 규모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삼성그룹 깃발. / 뉴스1
삼성그룹 깃발. / 뉴스1

임금 인상률 6.2%, 주택 대출 신설도

올해 임금 인상률은 기본 4.1%에 성과 인상률 평균 2.1%를 더해 총 6.2%로 결정됐다. 성과 인상률은 커리어레벨(CL)과 고과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임금피크제 적용자와 하위 연봉등급자는 별도 인사규정을 따른다.

복리후생 측면에서는 무주택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주택 대부 제도가 새로 도입된다. 지원 금액, 대상, 시행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추후 회사가 별도로 정한다. 또 변형교대 근무자가 휴일에 지정근무를 선택하면 기존 지정휴일 1일분 외에 통상시급의 4시간분이 추가 지급되는 방식으로 보상 체계도 바뀐다.

총파업 하루 전 봉합…노사 각자의 셈법

이번 합의는 총파업 예정일 하루 전 극적으로 이뤄졌다. 총파업이 실행됐을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최대 10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 상황이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협상은 마지막 국면까지 이어졌다.

노조 측은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을 명문화하는 성과를 얻었다. 사측은 기존 OPI 체계를 유지하면서 특별경영성과급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경영 유연성을 확보했다. 양측이 원안을 100% 관철하지는 못했지만, 총파업 직전 절충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타협이 성립했다.

노사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투표 결과가 이번 합의안의 최종 확정을 가를 변수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끝까지 노력해주신 정부와 관계자, 조합원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 부사장은 "이번 합의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협상을 주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합의에 이른 것은 국민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입장문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