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막대한 성과급, 현금 대신 ‘이것’으로 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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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1만 즉시 매각 가능... 직원 주주화 전략

삼성전자 노사가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직원들이 받은 주식을 언제 어떻게 현금화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합의에는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한 뒤 최대 2년간 순차적으로만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각 제한 조건도 담겼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만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뒤, 마지막 3분의 1은 2년 뒤에 팔 수 있다.
예를 들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이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삼성전자 주식 6억원어치를 받았다면 실제로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금액은 약 2억원 수준이다. 남은 약 4억원은 최대 2년에 걸쳐 순차적으로만 처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단기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상황을 막는 동시에 직원들이 회사 주가 흐름에 장기간 이해관계를 갖도록 설계한 구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조가 예고했던 총파업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합의였다.
이번 합의안에는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면서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합의한 사업성과의 10.5%다. 지급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사업성과 기준은 영업이익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가운데 추후 노조원 투표 등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급 방식이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기준 전액을 삼성전자 자사주로 지급한다.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받는 구조다. 직원들은 성과급 규모에 맞는 삼성전자 주식을 개인 증권계좌로 받게 된다.
다만 받은 주식을 곧바로 모두 현금화할 수는 없다.
노사가 합의한 록업(lock-up) 조항에 따라 지급 주식의 3분의 1만 즉시 매각할 수 있다.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동안, 마지막 3분의 1은 2년 동안 매각이 제한된다.
예를 들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이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삼성전자 주식 6억원어치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바로 팔 수 있는 규모는 약 2억원 수준이다. 남은 약 2억원은 1년 뒤에야 매각 가능하고, 마지막 약 2억원은 2년이 지나야 처분할 수 있다.
결국 직원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이 달라진다. 주가가 오르면 평가액이 커지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성과급 가치도 줄어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직원 주주화” 성격이 강한 보상 구조로 보고 있다.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하면 회사는 대규모 현금을 즉시 지출해야 한다. 반면 자사주 지급 방식은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직원들이 회사 주가 흐름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단계별 매각 제한을 둔 것은 단기 매도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DS 부문 인원은 약 7만80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수만명의 직원이 동시에 성과급 주식을 현금화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경영성과급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업황과 합의 구조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기존 OPI와 특별경영성과급을 합쳐 최대 5억~6억원 수준의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연봉 1억원 수준 직원을 기준으로 한 업계 추정치다.
구조를 보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의 40%는 DS 부문 전체에 공통 배분된다. 사업부와 무관하게 일정 부분을 공통으로 나눠 갖는 구조다.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된다.
현재 기준으로는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메모리 호황 영향으로 메모리 사업부가 가장 많은 몫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는 사업부 실적에 따른 차등 배분 구조상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노사는 적자 사업부에 적용되는 지급률 축소 기준은 1년 유예해 2027년 지급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메모리 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정해졌다.
이번 제도는 기존 삼성전자 성과급 체계와 비교해도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OPI는 통상 연봉의 최대 50% 수준에서 지급돼 왔다. 반면 이번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명문화했고, 지급 상한도 두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영업이익 일부를 장기 성과급 형태로 직원들과 공유하는 구조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우려도 있다. 성과급 규모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연구개발(R&D)이나 미래 투자 재원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수십조원 규모 보상 체계가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미국 빅테크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을 앞세워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안에는 성과급 외에도 임금 및 복지 개선안이 포함됐다.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6.2%로 결정됐다. 기본 인상률 4.1%, 성과 인상률 평균 2.1%가 반영됐다.
수년간 논란이 이어졌던 연봉 상한선(샐러리캡)도 완화됐다. CL4 직급은 기존 1억2200만원 수준에서 1억3000만원으로, CL3는 1억300만원에서 1억1000만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사내 주택대부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출산 경조금 역시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으로 확대된다.
DX(완제품) 부문과 CSS사업팀에는 별도로 600만원 상당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DS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는 향후 10년간 유지된다. 다만 조건이 있다. 2026~2028년에는 DS 부문 연간 영업이익 200조원, 2029~2035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해야 제도가 유지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총파업은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보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