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외교부 “한국 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항행 지속”

작성일

“어제부터 항해 시작해 매우 조심스럽게 통과 중”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들 / 유튜브 'MBC 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들 / 유튜브 'MBC 뉴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고립돼 있던 한국 선박 26척 가운데 1척이 한국 정부와 이란 당국 사이의 협의를 거쳐 해당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발발한 이래로 한국 국적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20일 공식 발표를 통해 "우리 유조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항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금 이 순간에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라고 발언하며 선박의 통항 사실을 알렸다.

조 장관은 국회 상임위원회 자리에서 "이란 당국과 협의를 마쳤으며 어제부터 항해를 시작해서 매우 조심스럽게 (통과하고 있다)"라며 선박의 이동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유조선에 적재된 구체적인 원유량에 대해 "200만 배럴"이라고 언급했다.

외교부는 그동안 진행해 온 외교적 협상 경과에 대해 "정부는 이란 전쟁 이후 4차례의 한-이란 외교장관 통화 및 약 2주간 외교장관 특사 파견, 양국 외교부와 주이란대사관 및 주한이란대사관 등 각급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 측에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안전과 자유로운 항행을 지속 요청해 왔으며 동 건을 비롯해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선박들의 안전과 통항을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 블룸버그와 글로벌 선박 위치 추적 정보 전문 사이트인 마린트래픽 등이 제공한 실시간 항행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에 해협을 성공적으로 빠져나온 선박은 최근 정체불명의 공격으로 피격당했던 나무호와 동일한 선사인 HMM이 직접 운영하는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로 확인됐다.

본래 카타르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던 해당 선박은 지난 19일부터 이란 당국이 공식적으로 제시한 항로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유조선은 이란 측이 지정한 항로를 준수하며 해협을 통과했으나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나 민간 선사가 이란 당국 측에 별도의 통행료를 지급하거나 다른 형태의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았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란 당국이 이번에 한국 선박의 통행을 허용한 조치가 최근 발생했던 나무호 피격 사태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전반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나무호를 공격한 주체일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이란 측이 자신들의 피격 사건 관련성을 대외적으로 부인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가한 외교적 압박과 국제사회가 보낸 비난 여론을 의식해 선박 통행에 동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지난 18일 밤 주이란한국대사관을 통해 해협 통행을 허가한다는 최종 입장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 해당 기일은 조 장관이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 직접 통화해 나무호 피격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이란 측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바로 다음 날이다.

정부는 유니버설 위너호 외에 여전히 해협 안쪽에 고립돼 있는 나머지 25척의 선박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이란 측과의 외교적 협의를 지속해 가고 있다. 정부는 우선적인 협의 대상 선박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선원의 다수 탑승 여부와 대한민국 경제에 필수적인 화물의 선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번에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한 유조선에 한국인 선원 약 10명이 승선해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