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결국…'이것'마저 진행 이틀 남겨두고 전격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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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논란, 서울재즈페스티벌까지 스타벅스 축제 부스 전격 취소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이 야외 축제 현장으로까지 번졌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이하 서재페)에서 스타벅스 브랜드 부스 운영이 전격 취소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마케팅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 뉴스1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마케팅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 뉴스1

서재페 주최사인 공연 기획사 프라이빗 커브는 20일 공식 SNS를 통해 "5월 22~24일 기간 동안 스타벅스 부스는 운영하지 않게 됐다"며 "관객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린다"는 공지를 올렸다. 구체적인 취소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스타벅스의 역사 인식 논란에 대한 관객들의 거부감을 의식한 조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매년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대형 아웃도어 페스티벌로, 국내외 유명 뮤지션과 수만 명의 관객이 모이는 여름 시즌 대표 행사다. 스타벅스는 음료 부스 운영을 통해 페스티벌 현장에서 브랜드 노출 효과를 높여왔다. 이번 부스 취소는 단순한 계약 해지를 넘어 논란이 낳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의 직접적인 후폭풍으로 읽힌다.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에서 스타벅스 브랜드 부스 운영이 전격 취소 / 서울재즈페스티벌 SNS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에서 스타벅스 브랜드 부스 운영이 전격 취소 / 서울재즈페스티벌 SNS

논란의 발단은 지난 18일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 당일 오전 10시,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 '탱크 시리즈' 텀블러 이벤트를 공개했다. 홍보물에는 날짜 '5/18'과 함께 '탱크데이'라는 명칭이 강조됐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장갑차를 연상시키는 '탱크' 표현과,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발표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문구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에서는 스타벅스 앱 삭제, 기프티콘 환불, 머그컵 파손 영상을 올리는 불매운동이 번졌다.

스타벅스는 사과문을 통해 "엄중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게 사용됐음을 인지했고, 인지 즉시 행사를 중단했다"며 "해당 콘텐츠가 내부에서 철저하게 검수되지 못해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5월 영령의 헌신을 기리는 기념일에 이러한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그룹 차원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어제,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이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도 유감 성명을 내며 사태 진압에 힘 썼다.

다만 사과로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않았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탱크'가 미국 본사에서 출시된 텀블러의 고유 제품명이라며 국내 정서를 겨냥한 기획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담당자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행사명과 제품명, 홍보 문구, 게시 시점까지 모두 맞물린 표현들이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외부에 공개됐다는 점에서 내부 검수·승인 체계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에만 총 222개의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방대한 행사량이 검수 허점을 만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5·18 단체들의 반응은 더 냉담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단체에 사과 방문을 시도했지만 단체가 이를 단호히 거절하면서 협회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행태에 분노한다"고 공개 비판했고, AFP와 로이터, 가디언 등 외신도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역사 조롱성 마케팅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사회적으로 높아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