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팀 상대' 지소연 “북한은 거칠고 욕설도 많다…똑같이 발로 차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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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의 복귀, 수원FC의 우승 꿈을 높이다
12년 만의 남북 여자축구 대결, 역전의 기회를 노리다

한국 여자 축구의 간판 지소연(35·수원FC위민)이 오는 20일 열리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과의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을 앞두고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상대의 거칠고 도발적인 플레이에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국 여자 축구의 간판 지소연(35·수원FC위민) / 뉴스1
한국 여자 축구의 간판 지소연(35·수원FC위민) / 뉴스1

지소연은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 경기를 위해서 많이 준비했고, 선수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좋은 경기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북한 선수들은 항상 거칠고 욕도 많이 한다"며 "우리도 상대가 욕하면 욕하고, 발로 차면 똑같이 차면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내고향을 이기면 한국 클럽 팀 최초로 대회 결승에 오른다. 승리팀은 오는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멜버른 시티(호주)와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의 승자와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원)를 놓고 결승전을 치른다.

내고향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소연은 "내고향 선수들의 경기도 보고 멤버들을 체크해봤는데, 대표팀에서 본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도 대표팀 감독"이라며 "내고향은 북한 대표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좋을 거로 예상한다"고 경계했다.

실제로 내고향은 리유일 전 북한 여자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사실상 대표팀 수준의 구단이다. 2012년 평양을 연고로 창단한 뒤 2022년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이번 대회 예선을 3전 전승(23득점 무실점) D조 1위로 통과했다.

지소연은 대표팀 시절 북한과 9차례 붙어 3무 6패를 기록했다.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수원FC 역시 작년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조별리그에서 내고향에 0-3으로 완패한 전력이 있다. 당시 슈팅 수에서도 4-17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그러나 지소연은 곧바로 "우리는 지난해와는 다른 멤버"라고 선을 그었다. 지소연이 수원FC 유니폼을 다시 입은 것은 올해 1월로, 조별리그 패배 당시 그는 팀에 없었다.

수원FC위민 지소연이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수원FC위민 지소연이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수원FC는 지소연 복귀 이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3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8강전에서 AWCL 초대 챔피언 우한 장다(중국)를 4-0으로 대파하며 4강 티켓을 땄다. 당시 지소연이 선제 결승골을, 수비수 김혜리가 쐐기골을 꽂았다. 겨울 동안 지소연과 함께 국가대표 출신 김혜리(수비), 최유리(공격)를 영입하며 빈틈 없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길영 감독은 "내일 경기를 위해서 많은 것을 준비했다. 안방에서 지지 않으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별리그 패배에 대해서는 "당시 우리 선수들이 겁을 먹고 소위 '쫄았던' 것 같다. 전반 끝나고 심한 소리도 했는데 이제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준결승 티켓은 예매 시작 하루 만에 매진됐으며, 경기장에는 약 3000명 규모의 남북 공동 응원단도 찾을 예정이다.

반면 내고향 리유일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 응원단 관련 질문에 "우리는 철저하게 축구 경기를 하러 온 것"이라며 "응원단 문제는 선수단이나 감독 본인과는 상관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경기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여자 축구 클럽 간 대결이다. 축구 종목으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북한 선수들이 한국을 찾았다.

지소연은 "상대가 북한 팀인 만큼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다. 이렇게 취재진을 많이 본 것은 처음인 듯하다"며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고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