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상 차린 아들 살해한 60대 아버지…“죄질 극히 불량” 2심도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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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손주·가정교사까지 위협…항소심도 무기징역 유지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63)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뉴스1이 이날 보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계획성과 준비 과정,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돼야 한다”며 “범행 내용과 규모, 준비 과정 등을 보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체포 직후 방화 계획을 털어놓으면서 추가 피해를 막은 점 등은 참작할 수 있지만 원심이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이라며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생일상 차려준 아들 향해 두 차례 격발
A 씨는 지난해 7월 2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아들 집에서는 A 씨의 생일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B 씨는 아버지를 위해 생일상을 준비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사제 총기를 한 차례 발사한 뒤 총상을 입은 아들이 벽에 기대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집 안에는 며느리와 손주 2명, 독일 국적 가정교사 등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범행 직후 집 밖으로 도망치던 가정교사를 향해서도 총기를 발사했다. 총탄이 도어록에 맞거나 불발되면서 추가 살인은 미수에 그쳤다. 이후 며느리와 손주들을 위협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피해 서울로 달아났다가 약 3시간 만에 긴급체포됐다.

항소심 재판에서는 방화 혐의도 쟁점이 됐다. A 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 시너가 담긴 통과 자동 점화 장치를 설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A 씨가 범행 다음 날 낮 12시에 맞춰 불이 나도록 타이머를 설정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순한 방화 예비 수준이 아니라 실제 실행 단계에 들어간 상태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추가 행위 없이도 점화와 연소가 가능한 상태였다”며 “시너를 여러 용기에 나눠 담고 자동 점화 장치까지 완성한 점을 보면 단순 준비를 넘어 실행 착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원 끊기자 복수 결심”
A 씨는 과거 성폭력 범행으로 이혼한 뒤 일정한 직업 없이 전처와 아들로부터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지원받으며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처와 아들이 이중 지원 사실을 알게 된 뒤 2023년 말부터 경제적 지원을 끊자 불만을 품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후 자신이 고의로 고립됐다는 망상에 빠졌고 아들 일가를 살해하는 방식으로 복수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을 위해 사제 총기와 탄환류를 직접 준비했고 서울 자택에는 대량의 인화성 물질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제 총기를 제조·소지했고 180발 상당의 탄환류까지 준비했다”며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범행 수법과 내용 모두 극히 위험하고 중대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