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5·18 기억의 정원’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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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앞 역사 현장 부조로 되살려…민주주의 기억 잇는 시민 치유공간 조성

1980년 5월 18일의 역사적 출발점 가운데 하나였던 전남대 정문 일원이 ‘5·18 기억의 정원’으로 조성되면서, 대학은 이 공간을 단순한 조경 시설을 넘어 기억과 성찰, 치유와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구상이다.
전남대학교는 5월 18일 오후 1시 40분 전남대 정문 일원에서 ‘전남대학교 5·18 기억의 정원 개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원은 5·18민주화운동의 최초 발원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전남대 정문 공간을 시민과 학생 누구나 찾아와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장소로 새롭게 정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번에 조성된 ‘5·18 기억의 정원’의 핵심은 1980년 5월 18일 당시 전남대 정문 앞에서 벌어진 역사적 장면을 부조 작품으로 기록화했다는 점이다. 전남대는 이를 통해 5·18의 시작을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저항과 희생의 의미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눈으로 보고 걸으며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정원 조성은 단순한 기념 시설 설치를 넘어 역사적 현장의 공공적 재해석으로 읽힌다.
개원식 주제는 ‘기억의 길, 치유의 공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5·18민주화운동이 지닌 역사적 무게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날의 아픔과 용기, 공동체 정신을 오늘의 시민사회와 미래세대가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전남대는 이 정원이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는 장소이면서도, 그 기억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기능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날 개원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총동창회장,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민주인사, 대학 동문 등 외부 인사와 대학 총장, 교수평의회의장, 부총장, 대학원장, 5·18연구소장, 교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학 안팎의 주요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는 점은 ‘기억의 정원’이 특정 집단만의 기념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시민 모두의 역사 공간으로 조성됐음을 보여준다.
행사는 5·18연구소 김희송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기억의 정원 소개와 조성 경과보고, 기념사와 축사, 부조 제막식, 작품 소개, 기념촬영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부조 제막식은 1980년 5월의 현장을 조형 언어로 되살린 상징적 순간으로,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과거의 현장이 예술적 기록을 통해 현재의 공간 속에 다시 놓이면서, 참가자들은 5·18의 역사적 출발점을 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남대학교는 그동안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학문과 교육, 연구와 실천의 영역에서 꾸준히 계승해 온 대학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기억의 정원’ 개원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대학이 보유한 역사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5·18의 의미를 특정 기념일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교육 자산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학생들에게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체감하는 현장 교육의 장이 되고, 시민들에게는 광주의 역사를 다시 마주하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특히 전남대 정문은 5·18민주화운동의 시작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이번 정원 조성은 바로 그 공간성을 살려 역사적 현장을 기억의 장소로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단순한 기념비나 표지석이 아니라 걷고 머물며 생각할 수 있는 정원 형태로 구현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다 친숙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하려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억은 박제된 기록에 머물 때보다 생활 속 공간과 만날 때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점에서, 전남대의 이번 시도는 역사기억의 새로운 방식으로 평가할 만하다.
전남대학교 관계자는 “5·18 기억의 정원은 단순한 조경 공간을 넘어 민주주의와 공동체 정신을 기억하고 치유와 성찰의 가치를 나누는 역사문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시민과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5·18의 의미를 되새기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원은 5·18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과거의 기록으로만 남기지 않고, 오늘을 사는 시민과 청년 세대가 직접 보고 느끼며 이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옮겨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전남대 정문 앞에 새롭게 문을 연 ‘5·18 기억의 정원’이 앞으로 민주주의의 시작을 기억하는 상징 공간이자, 광주를 찾는 시민과 학생들의 성찰과 치유의 장소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