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없다며 자사주 팔았던 직원들이...” 삼성전자 직원 추정 글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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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팔아치우더니 이제 와서 자기 공로?” 직격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에 돌입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에 돌입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뉴스1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의 장문 글이 18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삼전 재직자로서 보는 성과급 논란... 우리나라는 자본주의가 발전하기는 멀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여러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고 있다.

작성자는 자신을 삼성전자 DS 메모리사업부 소속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주주와 경영진이 리스크를 지고 깔아놓은 인프라(Capex)에서 나온 돈을 단지 조직에 속해서 일했다는 이유로 영업이익의 n%를 내놓으라는 건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 떼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가 어떻게 되든 말든 일단 다 같이 몰려가서 현금 N분의 1로 나눠 먹자는 마인드는 공산주의”라며 “‘영업이익 n% 지급’ 논리는 결국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그렇게 주니까 우리도 달라는 수준밖에 안 된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최근 반도체 호황 역시 직원 개인 역량보다 업황 영향이 절대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갑자기 잘해서 실적이 터진 게 아니라 시장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가격이 폭등한 시황 영향이 90% 이상”이라며 “SK하이닉스 역시 HBM에 대한 선구안이 있었다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시황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삼성전자 위기론이 확산했을 당시 내부 분위기를 언급하며 직원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작성자는 “재작년부터 성과급 안 준다고 ‘핵심 인력이 다 도망간다’, ‘삼전 망했다’, ‘일 안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었다”며 “대표이사가 ‘그동안 잘된 건 시황 덕분이었다’고 말하자 사내 게시판이 폭발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 진작용으로 지급한 자사주 30주도 주가 5만원일 때 ‘쓰레기 주식’이라며 입고 당일 매도 인증 릴레이가 이어졌다”며 “당시에는 블라인드와 주식 커뮤니티에서 ‘경영진 실책으로 회생 불가’라는 글이 넘쳐났는데 반년, 1년 만에 역대급 실적이 나오자 갑자기 본인들이 잘해서 번 것처럼 행동한다”고 적었다.

또 “정작 사내에서는 반도체 주식 하나 없으면서 코스피만 바라보며 배 아파하는 사람도 많다”며 “회사가 잘될 때만 본인 공로를 주장하는 분위기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부 직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진짜 하드캐리하는 고수들도 많지만 평범하게 대학 졸업하고 들어와 단순 업무만 반복하는 인력도 많다”며 “입사한 지 1, 2년 된 직원들까지 성과급 안 준다고 항의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의 인프라와 성과는 기존 인력들이 오랜 시간 쌓아온 것인데 경력 입사 1년도 안 된 직원들까지 모두 묻어가며 수억원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건 웃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작성자는 성과급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 저금통 깨서 돈 준다는데 안 받을 이유는 없다”며 “나 역시 인간이라 공돈 준다면 당연히 받는다”고 적었다.

대신 현금 중심의 성과급 체계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업이익 n%를 요구하는 소모적 싸움 대신 기본급을 올리고 미국 빅테크처럼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중심으로 보상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빅테크는 연봉보다 주식 보상이 핵심인 경우가 많고 장기 근속 유인도 크다”며 “주식 기반 보상이 도입돼야 임직원과 주주가 같은 방향을 보게 된다”고 적었다.

또 “지금처럼 파업해서 수십조 손실이 나든 말든 ‘어차피 내 돈 아니다’라는 분위기 속에서 현금성 성과급만 요구하니 주주와 여론의 반감을 사는 것”이라며 “만약 성과급을 RSU 형태로 쌓아왔다면 주가를 억누르는 파업을 쉽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직원들이 주주 입장에서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목소리가 됐을 것”이라며 “직원으로서이자 주주로서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그 혜택을 모든 주주와 공유하는 방향이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해당 글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찬반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현실적인 내부 시각”이라고 공감한 반면, 다른 이용자들은 “직원 기여도를 지나치게 깎아내린 주장”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