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1만원 시대 써브웨이 초강수…3000원대 파격 메뉴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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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 이하 가성비 3종 출시
점심값이 1만 원을 넘어서는 등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가 한정 출시한 ‘오이 샌드위치’ 3종이 가성비 한 끼로 주목받고 있다.

써브웨이는 이달 4일부터 ‘오이 샌드위치’ 3종을 한정 출시해 판매 중이다. 오이 샌드위치와 오이 에그 슬라이스 샌드위치, 오이 참치 샌드위치 등 총 3종으로 15㎝ 샌드위치만 판매되며 가격은 각 3200원, 4400원, 5200원이다. 가장 비싼 메뉴가 5000원대로 ‘극강의 가성비’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이 샌드위치’는 화이트빵과 신선한 오이, 랜치소스, 후추만 담아 오이 본연의 상큼함을 강조했다. ‘오이 에그 슬라이스 샌드위치’는 부드러운 에그와 오이가 조화를 이룬 메뉴다. ‘오이 참치 샌드위치’는 담백한 참치와 오이를 넣어 든든한 한 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써브웨이는 이번 오이 샌드위치 캠페인을 위해 개그맨 허경환을 모델로 발탁했다. 광고 영상에서 허경환은 ‘완벽발란스’, ‘오! 이맛 아입니까?’ 등 유행어를 활용해 오이 샌드위치의 가성비와 매력을 전달했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오이 샌드위치에 대한 고객 관심에 힘입어 올해는 메뉴 구성을 확대했다”며 “맛과 영양을 모두 고려한 가성비 메뉴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 ‘도미노인상’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써브웨이도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 만으로 회사 측은 원재료비 상승과 가맹점 운영 부담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5cm 샌드위치 단품 기준 평균 210원(약 2.8%) 올랐다. 대표 메뉴인 에그마요는 5900원에서 6200원으로, 이탈리안 비엠티는 7200원에서 7500원으로 조정됐다. 사이드 메뉴인 쿠키 가격도 100원 인상됐다.
서울 지역 외식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 38원으로 처음 1만 원을 돌파했다. 냉면(1만 2538원), 비빔밥(1만 1615원)도 1만원을 웃돌고 있다. 짜장면(9205원), 우동(9915원) 등도 1만원대에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외식 물가 폭등의 배경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의 원료가 되는 밀가루, 설탕, 식용유 등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장기화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와 일반 식당의 원가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를 꾸준히 웃돌며 서민들의 체감 경기 악화를 주도하고 있다. 원전 단가 상승과 가스요금 등 전력·연료비 인상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악순환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깊어지는 런치플레이션과 소비 지형의 변화
직장인들이 밀집한 주요 오피스 상권에서는 점심 식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평균 1만 2000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지출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무지출 챌린지'나 '도시락 수송 작전'이 유행하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0% 이상이 올해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로 인해 점심 식사 횟수를 줄이거나 저렴한 대체식을 찾는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다. 과거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던 김밥 한 줄 가격이 4000~5000원을 넘어섰고, 재료에 따라 1만 원에 육박하는 메뉴도 있다. 떡볶이나 순대 등 분식 메뉴마저 가격이 줄인상되면서 가볍게 한 끼를 때우기조차 벅차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고물가 현상은 소비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정식 식당을 찾는 대신 대형마트의 마감 할인 행사나 편의점의 초저가 자체 브랜드(PB) 상품, 초가성비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유통업계는 2000~3000원대 초저가 간편식을 앞다투어 출시하며 타임 세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편의점 브랜드의 올해 1분기 도시락 및 김밥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물가 시대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식품업계 역시 중량은 유지하되 가격을 낮춘 실속형 기획 상품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마감 임박 쇼핑몰로 소비자가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가성비 마케팅'으로 돌파구 찾는 기업들
외식 및 식품 기업들은 전방위적인 압박 속에서 '가성비 마케팅'을 생존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존 인기 메뉴의 가격을 인상하는 동시에, 저렴한 원재료를 활용하거나 구성을 대폭 축소해 가격 진입장벽을 낮춘 '메뉴 이원화' 전략을 취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써브웨이가 선보인 오이 샌드위치 3종 역시 대표 메뉴들의 가격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저렴하고 신선한 제철 채소를 주재료로 활용해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감을 상쇄시키려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원가는 낮추면서도 건강과 신선함을 강조할 수 있는 대체 식자재 발굴이 고물가 시대 외식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정부 역시 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식품업계와의 간담회를 지속하며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누적된 원가 상승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적인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외식 물가의 하향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실속형 소비에 집중하면서 외식 시장은 프리미엄 식당과 초가성비 전문점으로 양극화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