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D-3…노사 오늘 ‘운명의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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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지급 기준 놓고 노사 입장차 여전
결렬 시 21일부터 최대 5만명 규모 총파업

삼성전자 총파업 예고일을 사흘 앞둔 18일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삼성전자 노사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난 17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정부는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삼성전자 노사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난 17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정부는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11일부터 이어진 1차 사후조정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이견 끝에 결렬된 이후 닷새 만에 다시 열리는 협상이다. 오는 21일부터 예정된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마련된 자리로 사실상 파업 전 마지막 협상 테이블로 평가된다.

이번 회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직접 참관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의 무게감도 커졌다. 앞서 노사는 지난주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이어 중재에 나섰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공개적으로 노사 대화를 호소하면서 추가 협상 자리가 마련됐다.

노조와 사측은 성과급 지급 구조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현재 연봉의 50%로 묶여 있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는 기준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약속하면서도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지난  11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정전자 사후조정 회의에 입장하며 안내 전광판에 고심스런 표정이 반영되고 있다. / 뉴스1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지난 11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정전자 사후조정 회의에 입장하며 안내 전광판에 고심스런 표정이 반영되고 있다. / 뉴스1

성과급 제도 두고 평행선

앞선 사후조정 과정에서는 중노위 중재안과 회사 측 수정안이 잇따라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에 따르면 중노위는 기업의 실질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를 재원으로 하되 개인 연봉 50% 상한을 유지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후 회사 측은 영업이익의 10% 또는 EVA 20% 기준안을 내놓고 적용 기간도 3년 뒤 재논의하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를 두고 기존 조정안보다 후퇴한 안이라고 반발했다.

다만 절충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앞선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조는 영업이익의 13%를 현금 성과급으로 받고 2%를 주식 성과급으로 받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 상한 폐지 기간도 기존 10년 요구에서 5년으로 줄이는 절충안을 냈다. 중노위 역시 성과급 기준을 영업이익의 12%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전날 비공식 미팅 이후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회사 측이 긴급조정과 중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조 피해를 거론했지만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사후조정에서 동일한 입장이 반복될 경우 합의하지 않겠다는 뜻도 전했다.

정부 긴급조정 언급 속 막판 분수령

정부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파업을 중단해야 하며 이후 30일 동안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중노위는 강제 중재 절차에 들어갈 수 있고 중재 결과는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 총리. /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 총리.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는 자리에서 노사 현안과 관련해 사과한 점도 협상 국면의 변수로 꼽힌다. 당시 이 회장은 총파업 예고 상황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노동조합과 삼성 구성원을 향해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이어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사측은 이후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그동안 노조가 대표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해온 만큼 협상 분위기 변화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협상이 중요한 이유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총파업 예정일인 21일까지는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협상마저 결렬될 경우 추가 중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며 노사 문제와 관련 '전세계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며 노사 문제와 관련 "전세계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노조는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 6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최대 5만 명 규모가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후 두 번째이자 최대 규모 파업이 된다.

산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직간접 피해 규모가 최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반도체와 전자 산업 전반은 물론 국내 수출과 투자 심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