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어령 교수가 말한 가장 부유한 삶 1위, "똑같은 시간 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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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가 남긴 3가지
암 투병 중에도 끝까지 글을 썼던 고(故) 이어령 교수는 생전 인터뷰에서 "가장 부유한 삶"의 기준을 직접 밝혔다.

평생 열심히 일하고 어느 정도 이뤘는데도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는 40·50대가 적지 않다. 이어령 교수는 그 이유를 재산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았다.
살면서 쌓은 경험과 기억, 그것을 이야기로 꺼낼 수 있는 삶이 진짜 풍요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해당 발언은 2021년 출간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담겼다. 그가 말한 부유한 삶의 조건을 살펴본다.
1위. 이야기가 있는 삶
이어령 교수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라면서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이야깃거리가 없는 사람은 산 게 아니야"라고 강조했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무언가를 느끼고 경험하고 기억으로 남긴 사람과, 그냥 흘려보낸 사람은 결국 다른 인생을 산 셈이라고도 했다.
나이가 들어 뒤를 돌아봤을 때 꺼낼 이야기가 있는지 없는지가 결국 삶의 무게를 결정한다는 게 이어령 교수의 생각이었다.
2위. 흔들리지 않는 자기 기준
이어령 교수는 같은 책에서 "그대에게 오는 모든 지식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그 사람만의 생각, 그 사람만의 말은 그 사람만의 얼굴이자 지문"이라면서 "용기를 내서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도 했다.

누구나 똑같은 뉴스를 보고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 생각하는 게 아니라 따라가는 것이라고 이어령 교수는 지적했다.
평생 기성 권위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낸 그였기에, 이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방식 그 자체였다.
3위. 죽음을 삶의 한가운데 두는 것
이어령 교수는 같은 책에서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고 했다.
2017년 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과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는 "죽을 때까지 글을 쓰고 말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죽음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헌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과정"이라고도 표현했다.

부모 세대를 떠나보내거나 자신의 노년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40·50대에게 죽음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다.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똑바로 바라보는 순간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가 달라진다고 이어령 교수는 말했다.
이어령 교수는 2022년 2월 별세했지만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리지 않았던 그가 남긴 말들은 무엇을 쌓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다시 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