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단, 12년 만에 방남... 20일 수원서 남북 대결 펼친다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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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27명·스태프 12명 등 총 39명 입국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오후 2시 2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 유튜브 'KBS 뉴스'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오후 2시 2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 유튜브 'KBS 뉴스'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 축구 정상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17일 오후 2시 2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통일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한국을 찾은 북한 선수단은 선수 27명과 지원 스태프 12명을 포함해 총 39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지난해~2026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토너먼트 경기에 출전할 목적을 가진다.

선수단의 여정은 며칠 전부터 시작됐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지난 12일 오전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13일부터 16일까지 경유지인 베이징에 머물며 북한대사관 인근에 마련된 훈련장에서 전술을 가다듬는 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훈련을 마친 선수단은 17일 중국국제항공편에 탑승해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들은 입국 직후 미리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경기가 열리는 지역의 숙소로 곧바로 이동했다.

이번 방남은 남북 스포츠 교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북한 스포츠 선수단이 공식 대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8년 12월 열렸던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다.

축구 종목으로 범위를 좁히면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한국을 찾았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축구대표팀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북한의 성인 여자 스포츠 구단이 단일 클럽팀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대회에 출전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012년에 창단된 팀이다. 평양을 연고지로 두고 있으며 소비재 생산 기업인 내고향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는 구단이다. 이 팀은 북한 1부 리그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며 절대적인 강호로 군림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5일 미얀마 양곤 투운나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조별리그 미얀마 ISPE와의 경기에서도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리금향이 득점 후 기뻐하는 모습이 타전되며 뛰어난 경쟁력을 국제 무대에 입증했다.

한국에 입성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팀 훈련을 철저히 비공개로 전환해 전력을 숨긴다. 이어 19일 경기가 열리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첫 공식 훈련을 소화하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운명의 남북 대결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상대는 한국 최상위 리그인 WK리그 소속 수원FC위민이다. 두 팀 선수단의 동선은 철저하게 분리된다.

19일에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 역시 대회 규정에 따라 두 팀이 별도의 시간대에 따로 진행해 양 팀 선수단이 경기 전에 마주칠 일은 없다. 공식적인 첫 만남은 20일 경기 당일 그라운드 위에서 이뤄진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공동 취재 구역인 믹스트존이 운영된다. 북한 선수단은 규정에 따라 반드시 믹스트존을 통과해야 하며 이 공간에서는 남북 선수단이 같은 구역을 쓴다. 다만 북한 선수들이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자유롭게 거절할 수 있다.

이번 4강전에서 승리하는 팀은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호주의 멜버른 시티와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 간의 준결승전 승자다.

최종 우승 팀에게는 100만 달러에 달하는 상금이 주어진다. 국내에서 클럽팀 간의 남북 대결이 펼쳐진다는 희소성과 상징성 덕분에 이번 4강전 티켓은 예매가 시작된 지 단 하루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국과 북한을 대표하는 두 강팀이 토너먼트의 가장 중요한 길목인 4강에서 승부를 벌이게 되면서 아시아 축구계의 이목이 수원으로 집중되고 있다.

국가대표팀이 아닌 클럽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남북 여자 축구의 실질적인 역량을 직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아시아 여자 축구의 최강자를 향해 가는 이번 경기가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수많은 축구 팬들의 기대감이 커진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