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A등급’ 획득…내성 예방 선도모델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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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시범사업 1차년도 최고등급 달성…다학제 협력과 전산 모니터링으로 환자 안전 강화

전국 78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이번 평가에서 전남대병원은 체계적인 항생제 사용 관리 시스템과 다학제 협력 기반의 실효성 있는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최고 평가를 받았다.
ASP 사업은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항생제를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항생제 내성균 발생을 줄이고,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는 국책 사업이다. 항생제는 감염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거나 부적절하게 처방될 경우 내성균 발생 위험을 높이고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항생제 사용을 의료 현장에서 얼마나 적정하게 관리하느냐는 단순한 처방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 전체의 진료 질과 환자 안전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시범사업 1차년도 평가에서 전국 78개 참여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 관리 체계 구축 여부, 의사·약사 중심의 다학제 협력 활동, 처방 적절성 개선 노력, 교육 및 모니터링 체계 운영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이 가운데 전남대병원은 각 평가 항목에서 균형 잡힌 성과를 보이며 높은 점수를 얻었고, 그 결과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전남대병원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다학제 협력 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병원은 감염내과를 중심으로 소아청소년과, 약제부, 전산정보센터, 진단검사의학과, 감염관리실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를 구축해 항생제 관리 활동의 실효성을 높였다. 항생제 적정사용은 특정 진료과 한 곳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는 과제다. 처방 단계에서부터 검사, 약제 관리, 감염 예방, 데이터 분석, 피드백까지 다양한 부서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하다. 전남대병원은 이러한 점을 반영해 병원 차원의 통합 대응 체계를 마련했고, 이것이 이번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전산 시스템을 활용한 실시간 항생제 처방 모니터링 체계다. 전남대병원은 항생제 처방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임상 현장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 왔다. 이는 단순한 사후 검토를 넘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처방의 적절성을 신속히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의료진이 보다 근거 중심으로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 같은 체계는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환자 치료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남대병원은 의료진 대상 정기 교육과 병원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병원 내에 ‘항생제 적정사용 문화’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항생제 적정사용은 제도만 만든다고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 모두가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공감하고 일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이를 실천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전남대병원은 교육과 모니터링, 현장 피드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통해 항생제 사용 관리가 일회성 활동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의료문화로 자리잡도록 했다.
항생제 내성은 이미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중대한 보건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항생제 내성을 인류를 위협하는 주요 공중보건 과제 가운데 하나로 지목해 왔다.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강력한 내성균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는 치료 기간 장기화, 의료비 증가, 사망률 상승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항생제를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는지는 감염 치료의 성패뿐 아니라 국가 보건체계 전반의 지속가능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전남대병원 ASP 전담팀의 박경화 교수(감염내과)는 “항생제 내성 극복은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번 A등급 획득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ASP 활동을 더욱 고도화해 지역민들이 내성 걱정 없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 평가 결과를 단순한 수상 성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더욱 발전된 시스템 구축과 지속적인 개선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남대병원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전남대병원을 비롯한 우수 의료기관의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ASP 적용 범위를 중소병원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형병원 중심의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가 점차 지역 의료기관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남대병원의 A등급 획득은 단지 한 의료기관의 우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 의료기관 전체의 항생제 적정사용 체계 정착과 확산을 이끄는 표준 모델로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성과는 전남대병원이 환자 중심의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에 얼마나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감염 치료의 핵심인 항생제를 더욱 정확하고 신중하게 사용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은, 결국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더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 전남대병원이 이번 A등급 획득을 계기로 항생제 내성 예방과 적정사용 문화 확산의 중심축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