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으로 머무는 시간, 보성 민간정원 5선…자연과 쉼이 있는 ‘초록 쉼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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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 맞아 보성군 추천 정원 명소 주목…고택·편백숲·녹차미로까지 품은 감성 치유 여행

바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고 싶은 이들에게 보성의 민간정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교감하고, 계절의 숨결을 천천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간다. 잘 가꿔진 나무와 꽃, 숲길과 연못, 그리고 정원마다 담긴 저마다의 철학과 이야기는 보성을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한다.
전라남도 민간정원은 단순한 조경 공간이 아니라 자연경관과 정원주의 삶, 철학, 정성이 어우러진 곳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보성군에는 현재 총 5개소의 민간정원이 등록·운영되고 있으며, 각 정원은 서로 다른 분위기와 개성을 품고 있어 여행객들에게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뽐내지만, 특히 신록이 짙어지는 이맘때의 정원 풍경은 더욱 깊고 풍성한 감동을 안긴다.
먼저 득량면 오봉리에 자리한 ‘초암정원’은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3호로 등록된 난대상록정원으로, 260년 세월을 간직한 종가 고택과 울창한 편백숲이 조화를 이루며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완만한 잔디와 흙길 위주로 조성돼 있어 어린이와 어르신도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으며, 천천히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예당평야와 득량만, 오봉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시원한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애국가에 등장하는 철갑소나무와 대왕소나무를 비롯해 동백나무, 열대 종려나무 등 희귀 수목이 자라고 있어 자연학습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웅치면 봉산리에 위치한 ‘갈멜정원’은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6호로, ‘신의 정원’이라는 이름처럼 평온하고 단정한 멋을 품은 곳이다. 약 3만4천㎡ 규모의 정원에는 소나무와 향나무 등 품격 있는 정원수와 이끼정원, 연못, 분수대가 아름답게 배치돼 있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한반도 지형을 닮은 연못은 이곳을 대표하는 상징적 볼거리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여기에 고즈넉한 독채 한옥 펜션까지 함께 운영되고 있어, 일림산 자락의 맑은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하룻밤 머물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겸백면 주월산 자락에 있는 ‘성림정원’은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12호로 지정된 곳이며, 많은 이들에게는 ‘윤제림’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이곳은 60여 년간 이어온 조림사업을 바탕으로 조성된 숲정원으로, 현재는 오토캠핑장과 아치하우스, 야영장 등을 갖춘 산림복합문화 공간으로까지 확장됐다. 아름드리 편백숲과 다채로운 화초가 어우러져 깊은 숲의 정취를 자아내며, 수국원과 편백 힐링 숲길, 억새원, 구절초원, 팜파스정원, 핑크뮬리원 등 계절마다 달라지는 테마정원은 방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어 자연 속 감성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손꼽힌다.
보성읍 활성산 자락의 ‘꿈꾸는 숲 선유원’은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17호로, 이름 그대로 치유와 회복, 그리고 조용한 휴식을 테마로 한 힐링 정원이다. 40여 년 된 편백나무 숲과 300여 종의 식물이 계절마다 조화를 이루며 따뜻하고 부드러운 풍경을 선물한다. 파스텔톤의 꽃과 숲길은 방문객에게 편안함을 안겨주고, 울창한 편백숲 산책길에서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의 숨결을 깊게 들이마실 수 있다. 특히 한국차박물관, 봇재, 대한다원 등 보성의 대표 관광지와 가까워 연계 여행 코스로도 뛰어나며, 보성파크골프장과 연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까지 운영돼 새로운 산림휴양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보성읍 봉산리에 조성된 ‘골망태 요리사의 정원’은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25호로 등록된 이색 정원으로, 이름부터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골망태’는 밭곡식을 담는 그릇을 뜻하는데, 정원주는 귀촌 이후 약 4만5천㎡ 규모의 넓은 공간을 직접 가꾸며 자연과 사람이 함께 머무는 정원을 일궈냈다. 이곳의 대표 랜드마크는 보성 특산물인 녹차를 활용해 만든 ‘녹차 미로정원’으로, 방문객이 직접 걸으며 체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수선화정원, 수국정원 등 다양한 주제 정원이 계절마다 새로운 표정을 보여주고, 버섯 모양 카페와 펜션 같은 감성적인 시설까지 더해져 가족 단위 관광객과 여행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성군이 추천한 이번 민간정원 5선은 단순히 ‘예쁜 장소’를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자연과 정원주의 손길, 그리고 지역의 정서가 어우러진 여행의 가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각 정원은 저마다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울창한 편백숲에서 깊은 숨을 쉬고, 고택의 고요한 정취 속을 거닐고, 연못과 꽃길, 녹차미로를 따라 걷는 시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치유가 된다.
군 관계자는 “보성의 민간정원은 자연 속 쉼과 치유는 물론, 정원마다 담긴 이야기와 정성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제암산자연휴양림과 차밭, 해변 관광지 등을 연계해 보성만의 감성 여행을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보성은 차밭과 숲, 해변과 산, 그리고 정원이 어우러진 입체적인 관광 자원을 갖춘 지역으로, 이번 민간정원 여행은 보성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전라남도 민간정원은 지난 2017년부터 등록·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도내 31개소가 지정돼 있다. 이 가운데 보성군에는 총 5개소가 등록돼 운영 중으로, 자연과 휴식이 공존하는 남도의 대표 정원 관광지로 확실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초록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잠시 일상을 벗어나 보성의 민간정원으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초록의 위로가 깃들고, 여행의 끝에는 오래 남을 쉼의 기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