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곧 결혼하는데 친한 친구가 축의금이라며 10만원을 보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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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친구를 가장한 가짜들이 떨어져 나간다더니..."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결혼하면 친구를 가장한 가짜들이 떨어져 나간다더니, 그게 제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어요." 30대 중반 여성 A씨가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린 글의 첫 문장이다.

결혼식을 앞뒀다는 A씨는 오랜 친구로 인해 뜻밖의 상처를 받았다. 결혼 날짜를 미리 알려줬건만 결혼식 얼마 안 앞두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며 불참을 통보해서다. 더욱이 친구가 보내온 축의금은 A씨가 그 친구의 결혼식 때 냈던 20만 원의 절반인 10만 원에 불과했다. 착오인가 싶어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다. 친구들은 "식대 빼고 준 거 아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참석하지 않으니 밥값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빼고 보냈다는 것이다. A씨는 "나였다면 미안한 마음에 오히려 받았던 축의금보다 더 얹어서 보냈을 것"이라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A씨가 직접 친구에게 연락해 서운하다고 하자 친구는 시댁 행사가 있어 어렵다고 답했다. A씨에 따르면 친구는 축의금 액수가 10만원인 것을 두고선 "나는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너는 지방에서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식대를 빼고 줬을 거라는 친구들의 말이 맞더라는 것이다. A씨는 "차마 20만 원 했으니 더 달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며 "이제 아이도 있어서 형편이 어렵나 생각하고 말기로 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A씨 친구를 나무랐다. "절친 결혼식에 못 가게 되면 미안해서 축의금을 더 많이 하는 게 보통이다. 식대 빼고 주는 건 회사 지인에게나 할 법한 처사"란 반응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못 갔으면 미안한 마음에 더 보태는 게 상식 아니냐"는 취지의 글도 잇따랐다.

시댁 행사를 불참 이유로 든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시댁 직계 가족 결혼이나 부고가 아닌 이상 절친 결혼식이 더 우선"이라거나 "정말 중요한 시댁 행사였다면 미리 알았을 텐데, 갑자기 생겼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잠깐이면 될 일인데 남편이 혼자 다녀오면 되는 것 아니냐"는 글도 눈에 띄었다. "평생 한 번뿐인 친구 결혼식을 시댁 행사를 핑계로 빠지다니. 그 집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사는지 보이는 것 같다"는 댓글도 공감을 모았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글도 줄을 이었다. "14년을 친하게 지냈던 친구 결혼식에 KTX 타고 대전까지 내려가서 축하해줬는데 정작 내 결혼식엔 오지 않더라", "나는 못 가는 게 너무 미안해서 차비까지 보태 축의금을 더 냈다" 등의 사례가 올라왔다. "결혼할 때가 되면 사람 됨됨이가 드러난다. 손절이 답"이라는 반응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다소 결이 다른 시각도 있었다. "지방 결혼식 식대와 서울 식대가 같냐"거나 "그 친구에게 A씨는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반응이 제기됐다. "축의금 문제로 감정 소비하느니 차라리 주고받는 문화 자체를 없애는 게 낫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혼식을 친구 관계를 제대로 정리하는 계기로 삼으란 조언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손절하라. 결혼식을 계기로 이렇게 정리되는 거다", "10만 원으로 사람을 걸렀다고 생각하라" 등의 반응이 주목을 모았다.

이번 사연이 이토록 광범위한 공감을 얻은 데는 고물가 시대 축의금 문제가 단순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사회적 부담으로 번지고 있는 현실도 깔려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국 예식장 1인당 식대 중간가격은 6만 원을 넘어섰고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8만8000원에 이른다. 카카오페이의 온라인 축의금 송금 데이터를 보면 축의금 평균액은 2021년 7만3000원에서 2024년 9만 원으로 3년 새 23%가량 올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직장 동료 결혼식 참석 시 적정 축의금으로 10만 원을 꼽은 응답자가 61.8%로 가장 많았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