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현관문도 못 여는 기막힌 현실”… 남구 대단지 아파트 홈네트워크 공사 ‘총체적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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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400여 명 심야 집단 항의…
비대위 “입대의·관리주체·시공사·지자체 모두가 외면한 명백한 인재(人災)” 강력 규탄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광주시 남구에 위치한 1천 세대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벌어진 지능형 홈네트워크 교체 공사 사태가 단순한 공사 하자를 넘어선 총체적 난맥상으로 치닫고 있다. 
무책임한 의사결정, 부실 행정, 그리고 감독 실패가 한데 얽히며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늦은 밤 400~500여 명의 입주민이 단지 광장으로 뛰쳐나와 집단 항의에 나선 사실은, 이번 사안이 더 이상 개별적인 민원이나 일시적인 불편으로 치부 될 수 없는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첨단 시스템이라더니… 현관문도 못 여는 '황당' 사태

◆ "주민은 몰랐다"… 입대의의 밀어붙이기와 관리주체의 책임 회피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책임을 지거나 수습에 나서는 주체는 아무도 없었다. 입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서로 남 탓만 하는 무책임한 태도뿐이었다.

◆부실 감리 의혹에 불공정한 비용 구조까지… '총체적 난국'
정보통신 설비 공사의 핵심인 감리사와 시공사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술적 타당성과 호환성을 꼼꼼히 따져야 할 감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은 현관문 미개방이라는 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비대위는 감리사의 부실 감독 의혹은 물론 시공사와의 유착 및 담합 의심 정황까지 제기하며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비용 문제 역시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주민들은 새 월패드 기기 교체 비용에 대해 투명하게 안내받지 못한 채, 공용부 시공 낙찰업체가 전유부 기기 공급까지 독점하는 불합리한 구조 속에 놓였다. 합리적 선택권이 철저히 차단된 채 부실 공사의 비용 부담만 고스란히 떠안게 된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태다.
◆뒷짐 진 지자체와 숨어버린 동대표들… "기술 실패 아닌 인재"
가장 앞장서서 현장 수습과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입대의 동대표들은 정작 주민 총회에 단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이 추진하거나 동의한 사업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침묵과 회피로 일관하는 행태는 주민 대표기구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관할 지자체인 남구청의 탁상행정도 거센 도마 위에 올랐다. 구청 측은 이번 공사를 공동주택관리법상 ‘경미한 행위’로 자의적 해석을 내리며 사실상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유보하고 있다. 공용부와 전용부의 시스템 호환성 충돌이 발생한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법 문구만 들이밀며 현실을 외면하는 소극적 대응은 결국 주민 피해만 기하급수적으로 가중시킬 뿐이다.
이번 사태는 특정 아파트 단지 내부의 갈등으로만 축소할 일이 아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명확한 기준과 절차, 호환성 검증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피해는 전국 어디서든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비대위의 지적처럼 현관문도 열리지 않는 깡통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작금의 현실은, 단순한 기술의 오작동이나 실패가 아니라 사람의 무책임과 무능이 빚어낸 뼈아픈 인재(人災)다. 투명한 진상 규명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