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오늘 친 '진짜 특이한 홈런'...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상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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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다저스타디움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이정후 / 이정후 인스타그램
이정후 / 이정후 인스타그램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은 현대 야구에서 가장 보기 드문 장면 중 하나다. 타자가 담장을 넘기지 않고 3개의 베이스를 돌아 홈을 밟는 장면은 한 시즌 MLB 전체를 통틀어도 10개에서 20개 사이밖에 나오지 않는다. 2001년 이후 MLB 평균을 내면 시즌당 약 13개다. 3루타보다 500배에서 1000배가량 희귀하다는 분석도 있다. 1901년 전체 홈런의 35%를 차지하던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현대 야구에서 이토록 사라진 이유는 간단하다. 구장이 작아지고 외야 울타리가 규격화되면서 타구가 외야수를 따돌릴 공간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바로 그 희귀한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MLB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가 열린 구장 중 하나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자이언츠 소속 선수로는 구단 역사상 단 한 번도 나온 적 없던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클로필드 앳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이 0-2로 뒤지던 5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다저스 선발 에밋 시한의 3구째 시속 약 153킬로미터(94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파울 라인 안쪽으로 깊숙이 타구를 날렸다.

타구의 생김새만 보면 안타나 2루타처럼 보였다. 미국 스포츠 매체 헤비닷컴은 "좌타자 이정후가 0-2 카운트에서 시한의 공을 좌익수 방면으로 날렸는데, 처음 보기엔 고전적인 '세게 치지 않아도 빈 곳으로 떨어뜨리면 된다'는 안타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다저스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수비 판단 착오였다. 헤비닷컴에 따르면 에르난데스는 타구가 좌측 파울 라인 인근 낮은 펜스를 맞고 그라운드 룰 2루타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공은 펜스 너머로 나가지 않았고, 에르난데스가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는 사이 중계 플레이가 지체됐다.

그 사이 이정후는 이미 내달리고 있었다. 1루에 있던 에릭 하스가 먼저 홈을 밟는 동안 이정후는 3루를 돌아 쉬지 않고 홈으로 향했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플레이트를 짚었다. MLB닷컴이 인정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었다. 이정후의 빅리그 데뷔 후 개인 통산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자 시즌 3호 홈런이었다.

이정후 / 이정후 인스타그램
이정후 / 이정후 인스타그램

클러치포인츠는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인용해 "이정후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친 자이언츠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1962년 문을 연 다저스타디움에서 자이언츠가 다저스를 상대로 치른 경기 수는 어떤 원정팀보다도 많다. 배리 본즈, 윌리 메이스처럼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이 수도 없이 이 구장을 누볐지만, 자이언츠 소속으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친 선수는 이정후가 처음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다저스타디움에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나온 것은 2018년 5월 1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닉 아메드 이후 8년 만이기도 하다.

헤비닷컴은 "다저스타디움은 대형 구장이 아니다. 코어스필드나 오라클파크처럼 넓은 외야 공간도 없고, 불규칙 바운드를 유발할 만한 구조도 아니다. 그래서 이 구장에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은 더욱 희귀하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장내 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6회말 3점을 내주며 다시 리드를 내줬고,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해 2-5로 패했다. 2연패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18승26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65에서 0.267로 소폭 올랐다.

다저스에서는 김혜성이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말 1사 2,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안타와 타점을 챙겼다. 4회 말에는 삼진으로 물러났고, 6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서 대타 알렉스 콜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6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한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268에서 0.274로 높아졌다. 경기를 따낸 다저스는 2연승을 거두며 26승1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