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오세훈 격차 오차범위 안으로… 무엇이 판세를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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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민심 이반, 공소취소법 역풍으로 보수층 결집?
정원오 폭행 전과 둘러싼 논란이 추가 영향 미칠수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감지된다. 한 달 전만 해도 두 자릿수였던 격차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으로 수렴했다. 격차 축소의 배경으로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서울 민심의 이반, 민주당이 추진 중인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한 반발로 인한 보수층 결집, 중도층 일부의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 후보의 31년 전 폭행 전과를 둘러싼 공방이 후보 등록 시점과 일부 겹치면서 이슈가 중첩된 것으로 보인다. 수치를 들여다보면 격차 축소가 정 후보 지지율의 하락보다는 오 후보 지지율의 상승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난다. 정 후보 지지율은 같은 기간 사실상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적극투표 의향층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전체 응답자 기준보다 훨씬 벌어지는 점도 눈에 띈다. 여론조사 수치와 실제 득표 결과가 다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선거까지 남은 기간 부동산 정책 논란, 공소취소 특검법의 국회 처리 여부, 폭행 전과 공방의 향방 등 변수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어 판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수치로 본 판세 변화
숫자부터 짚는다.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8, 2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5%p, 응답률 12.3%)에서 정 후보는 48%, 오 후보는 32%였다. 격차가 16%포인트(p)에 달했다.
그로부터 약 2주 뒤인 지난 1~3일 SBS 의뢰로 입소스가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 응답률 10.7%)에서는 정 후보가 41%, 오 후보가 34%로 격차가 7%p로 줄었다.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4, 5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 응답률 6.4%)에서는 정 후보가 50.2%, 오 후보가 38.0%로 12.2%p 격차였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9, 10일 서울 거주 성인 8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에서는 정 후보 46%, 오 후보 38%로 격차가 8%p였다.
펜앤마이크 의뢰로 여론조사공정이 지난 10, 1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 응답률 5.7%)에서는 정 후보가 44.7%, 오 후보가 42.6%로 격차가 2.1%p까지 좁혀졌다.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 1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률 5.3%)에서는 정 후보가 44.9%, 오 후보가 39.8%로 격차가 5.1%p였다. 같은 기관이 역시 CBS 의뢰로 지난달 22, 2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1%p)에선 정 후보가 45.6%, 오 후보가 35.4%였다. 10.2%p였던 격차가 3주 만에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조사 기관과 방식이 다른 만큼 수치를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지난달 하순 기준 10%p대를 오르내리던 격차가 이달 중순 들어 대체로 한 자릿수로 수렴하는 방향성은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요인: 부동산 민심 이반
격차 축소의 첫 번째 요인으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서울 민심의 이반이 꼽힌다. 집값 상승과 전세 시장 불안이 겹치면서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는 양상이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9, 10일 서울 거주 성인 8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 부정 평가는 42%로 팽팽하게 맞섰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낮은 수치다. 서울은 전국에서 부동산 이해관계자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중 부동산 정책을 더 잘 추진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정 후보는 34%, 오 후보는 30%를 얻었다. 어느 후보에 대해서도 기대가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수치다.
서울은 전국에서 부동산 이해관계자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층, 전월세 세입자 등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계층이 두텁게 분포해 있다. 규제 강화와 전세 시장 불안이 맞물린 상황에서 이들 계층의 일부가 지지를 유보하거나 다른 후보 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 후보는 이 지점을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세금 가지고 돌파하겠다는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보유세 인상은 결국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전가돼 실수요자 부담만 키웠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요인: 공소취소 특검법 역풍
두 번째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한 반발이다. 이 법안은 특검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아 논란이 됐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9, 10일 서울 거주 성인 8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에서 이 법안이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49%로, 적절하다는 응답(31%)보다 18%p나 높았다. 법안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임을 시사하는 수치다.

이 이슈는 서울보다 영남권에서 더 강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10, 11일 부산 거주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에서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43%,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41%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같은 기간 대구 거주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44%,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41%로 3%p 차였다. 서울과 영남 모두에서 동시에 격차가 좁혀지는 현상은 특정 지역 이슈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이 보수층 결집의 촉매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실제로 보수층 결집 수치는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 1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률 5.3%)에서 오 후보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은 70.4%였다. 같은 기관이 CBS 의뢰로 지난달 22, 2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률 5.3%)에서 오 후보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이 67.9%였던 것과 비교하면 2.5%p 오른 수치다. 이미 결집해 있던 보수층이 추가로 더 응집하는 양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세 번째 요인: 중도층의 부분적 이동
세 번째 변수는 중도층의 부분적 이동이다.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 1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률 5.3%)에서 중도층 내 오 후보 지지율은 같은 기관의 지난달 22, 23일 조사 대비 33.0%에서 38.3%로 5.3%p 올랐다. 반면 정 후보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은 48.9%에서 48.4%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정 후보의 중도층 지지가 빠진 게 아니라 기존에 부동층이거나 다른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 성향 유권자 일부가 오 후보 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흐름과 맞물려 오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을 선거 지원 세력으로 끌어들였다. 유 전 의원은 보수 진영 내에서도 중도적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분류된다. 유 전 의원은 오 후보 캠프를 방문해 "서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세 지원을 약속했다. 민주당이 내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상황에서 오 후보가 중도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는 행보로 읽힌다.
향후 변수: 정원오 후보 폭행 전과 논란
정 후보의 31년 전 폭행 전과를 둘러싼 공방은 이번 여론조사 수치에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양천구의회 속기록을 근거로 정 후보가 여종업원에게 외박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은 지난 13일이고,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이 피해자 육성 녹취를 공개한 것은 14일이다. KSOI 조사 기간이 12, 13일인 점을 감안하면 의혹이 본격 공론화되기 직전이거나 초입 시점에 조사가 이뤄진 셈이다. 격차 축소는 이 이슈와 무관하게 이미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정 후보는 서울 양천구청장 비서였던 1995년 양천구 신정동의 한 술집에서 민간인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일로 폭력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주 의원은 당시 피해자의 음성 변조 녹취를 공개하며 "5·18 때문에 논쟁이 붙었던 것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양천구의회 1995년 속기록을 근거로 여종업원 외박 강요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 측은 당시 판결문을 근거로 5·18 관련 언쟁에서 비롯된 사건임을 재차 강조하며 반박하고 있다. 이해식 정 후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1996년 7월 10일 선고된 법원 판결문과 당시 언론 보도는 해당 사건이 '5·18 관련자 처벌을 둘러싼 정파 간 다툼'에서 비롯됐음을 명백히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과 주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폭행 전과를 둘러싼 공방이 글에서 언급한 여론조사 이후 본격화한 만큼 두 후보 간 격차가 더 좁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원오 지지율은 왜 그대로일까
격차 축소를 오 후보의 약진으로만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CBS 의뢰 KSOI 조사에서 정 후보 지지율은 3주 전 45.6%에서 이번 44.9%로 거의 그대로다. 격차가 좁혀진 것은 정 후보 지지율이 빠진 결과가 아니라 오 후보 지지율이 오른 결과다. 오 후보 지지율은 같은 기간 35.4%에서 39.8%로 4.4%p 올랐다. 진보층의 정 후보 결집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막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층 내 정 후보 지지율은 같은 기간 79.8%에서 87.8%로 올랐다.
적극투표 의향층에서는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점도 눈에 띈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9~10일 서울 거주 성인 8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p)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는 정 후보가 54%, 오 후보가 36%를 기록해 18%p 격차였다. 전체 응답자 기준 격차(8%p)보다 훨씬 벌어진 수치다. 실제 선거에서 투표율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론조사 수치와 실제 득표 결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남은 변수들은 없을까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21일 시작된다. 선거까지 남은 기간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 오 후보의 개혁신당과의 연대 여부, 공소취소 특검법의 국회 처리 시점, 정 후보의 폭행 전과 공방의 향방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오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재판도 선거 기간 이슈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 후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인 서영교·전현희·김영배 의원이 1심 재판 중인 해당 사건을 이미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오 후보를 압박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