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보다 차라리 나락”…삼전 1.6억 신용 매수한 사회초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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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잔고 사상 최대… 증권가도 위험 경고

삼성전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삼성전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포모(FOMO)로 괴로운 것보다 차라리 폭락이 낫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 흐름 속에서 20대 사회초년생이 1억 원이 넘는 돈을 신용융자로 투자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반도체 상승장에 뒤늦게 올라탄 투자자들의 불안과 조급함이 극단적인 ‘빚투’로 번지는 분위기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20대 여성 사회초년생이라고 소개한 이용자의 삼성전자 ‘풀신용 매수’ 인증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삼성전자우 ‘풀신용 매수’ 인증 게시글. / 블라인드 캡처
블라인드에 올라온 삼성전자우 ‘풀신용 매수’ 인증 게시글. / 블라인드 캡처

작성자는 “포모로 매일 너무 괴로웠다”며 “포모보다는 차라리 나락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증거금 150%로 시초가에 신용 풀매수했다”고 적었다. 이어 “사자마자 역시 나락”이라면서도 “폭락하는 게 마음은 더 편하다”고 덧붙였다.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는 주변 사람들은 돈을 버는데 자신만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뜻한다.

글에는 실제 주식 계좌 인증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공개된 계좌에는 삼성전자우선주 수백 주가 담겨 있었고, 매수 금액은 총 1억 6000만 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해당 게시글은 빠르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퍼졌다. 댓글에는 “진짜 포모가 사람 미치게 만든다”, “요즘 삼전 안 산 사람이 더 불안한 분위기”, “사회초년생이 감당하기엔 너무 위험하다”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상승장에서는 결국 이런 사람이 크게 번다”, “이번 반도체 장은 다르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블라인드 주식계좌 인증글 / 블라인드 캡쳐
블라인드 주식계좌 인증글 / 블라인드 캡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열기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나만 돈 못 버는 것 같다”는 불안 심리, 이른바 포모 현상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퍼지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삼성전자 투자자의 신용융자 규모는 3조 5865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117% 넘게 증가한 수치다. 전체 시장 신용융자 증가율보다 훨씬 가파른 수준이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방식이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도 커지지만, 반대로 하락할 경우 손실 폭도 훨씬 빠르게 커진다. 일정 수준 이하로 담보 비율이 떨어지면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블라인드 작성자 역시 “담보 위기가 와서 급하게 증거금을 채웠다”고 말했다. 증거금 150% 수준으로 신용 매수를 했을 경우 주가가 10% 안팎만 하락해도 반대매매 위험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과열 조짐이 커지자 증권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최근 전체 신용융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6조 원을 넘어서면서 일부 증권사는 신규 신용융자 매수 제한이나 약정 중단 조치에 들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무리한 빚투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기 급등 흐름이 이어질 경우 투자 심리가 과열되기 쉽고 이후 조정장이 시작되면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손실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