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대비해 거론되는 '긴급조정권'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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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긴급조정권 발동 촉구 목소리…민주노총 “책임의 본질 왜곡하는 것” 비판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실제 총파업이 벌어질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액이 발생하고 반도체 호황기 고객 이탈과 공급망 훼손 등 치명적인 중장기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을 시작으로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까지 지금껏 단 4차례뿐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노사 자율 협의가 우선이라는 원칙은 존중하지만 이번 사안은 461만 소액주주의 자산, 1700여 협력사의 생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이 모두 걸린 사안"이라며 "이미 노조 측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자율 해결만 기대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긴급조정권이라는 법적 장치를 적극 활용해 국가 경제를 지키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매체에 "과거 긴급명령(긴급조정권)은 파업 시작 후 발동했으나 반도체는 업의 특성상 파업 전에, 그것도 한시라도 빨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정부의 사후조정 절차가 중단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대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정부가 어렵게 만든 사후조정이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안타깝게도 무산됐다"라며 "노조의 이런 결정은 회사는 물론 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임직원, 그리고 주주와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정부가 노사 양측 주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다"라며 "그러나 노조는 경영 실적에 따른 회사 측의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며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면서 "회사는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조정을 위해 애써주신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 결렬로 일각에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구하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긴급조정권 여론몰이를 중단하라"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4일 낸 성명에서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쟁의행위에 대해 재계와 보수언론, 학계에서 긴급조정권 발동을 거론한다"라며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 논리로 위축시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긴급조정권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는 예외적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검토돼야 할 최후의 수단"이라며 "단지 산업 규모가 크고 국가 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논리가 허용되면 앞으로 자동차·조선·철강·배터리 등 국가전략산업 전반에서 노동자의 합법적 파업이 언제든 국가 개입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선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긴급조정권 발동은 책임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파업은 헌법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노동권 제한 가능성을 둘러싼 무책임한 여론몰이를 방치하지 말고 노사 자율교섭 원칙에 따라 교섭을 통한 원만한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라"라고 밝혔다.
긴급조정권의 결정권을 가진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정부 개입보다는 대화를 우선하는 입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라디오 방송에서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한 질문에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라며 "정부는 파업까지 이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화를 주선하고 분초를 쪼개 양쪽을 조율하겠다"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검토하는 사항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긴급조정권의 결정권을 가진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정부 개입보다는 대화를 우선하는 입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인터뷰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라며 "대화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영훈 장관은 "정부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업을 하고 말고는 노조의 선택이지만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또 한 번 대화를 촉구하고 주선하겠다.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분초를 쪼개서라도 양쪽을 조율하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