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자리가 없지…인천공항 주차난 키운 뜻밖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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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주차면의 84.5% 규모 정기주차권 발급…사적 사용 사례도 적발
단기주차장까지 직원 우선 사용…국토부 “국민 편익 무시한 행태”
인천공항 주차난의 배경에 직원 편의 중심의 정기주차권 운영과 무료 주차권 남용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자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된 주차요금 면제 제도를 감사한 결과 공항 주차장이 사실상 직원 편의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고 14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감사 과정에서 과도한 정기주차권 발급과 무료 주차권 사적 사용 사례가 대거 확인됐고 일부 직원들은 해외여행과 장기 귀향 기간에도 공항 주차장을 사실상 개인 차고처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기권만 전체 주차면의 84.5%
감사 결과 가장 먼저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정기주차권 발급 규모였다. 인천공항 전체 장·단기 주차면은 3만 6971면인데 공사가 발급한 유·무료 정기주차권은 3만 1265건에 달했다. 전체 주차면의 84.5% 수준이다.
공사는 공사 직원과 자회사 직원 입주기관 근무자들에게 무료 정기권을 제공했고 항공사와 입점업체 직원들에게는 월정액 방식 유료 정기권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적정 한도를 정하지 않은 채 신청자 대부분에게 정기권을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일반 이용객 불편이 집중된 곳은 터미널과 가장 가까운 단기주차장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제1여객터미널 상주 인원은 공사 직원 374명보다 자회사 직원 7391명이 훨씬 많았지만 단기주차장 무료 정기권은 공사 직원에게 1289건이 배정됐다. 반면 자회사에는 136건만 배정됐다. 상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사 직원 중심으로 터미널 인접 주차 혜택이 집중됐다는 의미다.
공사는 과거 국회와 정부에 “여객 편의를 위해 직원 차량을 장기주차장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터미널 인접 주차 공간을 직원들에게 우선 제공한 것은 공공기관 운영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직원 전용 주차구역 운영도 일반 여객 주차난을 키운 원인으로 꼽혔다. 공사는 이미 제1터미널 장기주차장에 702면 규모 직원 전용구역을 운영하고 있었는데도 단기주차장 지하 3층에 무료 정기권 전용구역 511면을 추가 지정했다.
이 때문에 기존 유료 정기권 차량과 일반 이용객 차량이 다른 층으로 밀려났고 실제 일반 여객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절반 이하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제2여객터미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사 직전까지 직원 전용구역 없이 일반 여객과 직원 차량이 같은 공간을 혼용해 왔고 아시아나항공 터미널 이전 시기와 맞물리면서 주차 혼잡이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휴가·귀향에도 무료 주차권 사용
무료 주차권 사적 사용 사례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연가 기간 중 무료 정기권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례가 122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면제된 주차요금만 7900만원 규모다.
실제 공사 직원 A 씨는 해외여행을 가면서 공항 주차장에 차량을 15일간 세워두는 등 총 22일 동안 장기 주차를 했고 55만 2000원의 주차요금을 내지 않았다. 자회사 직원 B씨는 귀향을 이유로 차량을 49일 동안 방치해 44만 3000원의 주차요금을 면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출퇴근 목적이 아닌 점심시간 이용 사례도 상당수 확인됐다. 국토부는 터미널 내 식당 이용 등을 위해 무료 주차권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4302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면제된 주차요금은 약 520만원 규모다.

인천공항 주차난은 성수기와 연휴 기간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된 사안이다. 장기주차장과 단기주차장이 빠르게 가득 차면서 공항 이용객들이 주차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번 감사로 직원 대상 무료 주차 제도가 사실상 공항 주차 운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공기관 특혜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정기주차권 발급 기준 강화와 관리 체계 개선을 통보했다. 또 관련 책임자 문책과 부정 사용자 징계 부당 면제 주차요금 환수 조치도 함께 요구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들은 공항 주차 공간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공공기관 직원들은 무료 주차 특혜를 누리며 사적으로까지 활용해 왔다”며 “공공자산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차원에서 제도를 전면 개선하고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