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300년 역사의 타임캡슐 열리다”... 함평 예덕리 고분군, 군 최초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승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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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기 영산강 유역 마한 고분 문화의 변천사 집약... 체계적 보존 및 지역 역사문화 관광자원화 박차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 함평군의 젖줄인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찬란하게 꽃피웠던 고대 마한(馬韓) 시대의 핵심 유적인 ‘함평 예덕리 고분군’이 그 학술적, 역사적 가치를 드디어 국가로부터 온전히 인정받았다.
함평 예덕리 고분군 / 함평군
함평 예덕리 고분군 / 함평군

함평군은 지난 14일, 월야면 예덕리 산170-12 일원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함평 예덕리 고분군’이 국가유산청의 최종 고시를 통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공식 지정되는 쾌거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함평군 역사상 최초의 국가 사적 지정으로, 지역 문화유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뜻깊은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사적 지정은 지난 2월 25일 국가유산청의 지정 예고 이후, 수많은 관계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과 엄격한 심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되었다. 지정된 구역은 총 54필지, 72,789㎡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으로, 마한 시대의 얼이 깃든 문화유산구역과 이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보호구역이 폭넓게 포함되었다.

영산강의 주요 지류인 고막원천 상류에 위치한 예덕리 고분군은 3세기부터 약 3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켜켜이 조성된 총 14기의 고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사다리꼴 모양의 독특한 ‘제형 분구묘’가 다수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어, 3~5세기 마한 고분 문화가 어떻게 전개되고 발전해 왔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타임캡슐과도 같은 핵심 유적으로 꼽힌다.

발굴 및 학술 조사 과정에서는 마한 특유의 장례 풍습인 ‘다장(多葬, 한 분구 안에 여러 매장 시설을 두는 방식)’이 명확히 확인되었으며, 무덤의 규모가 수평과 수직으로 점차 확장되는 고유의 축조 방식도 드러났다. 더불어 목관과 목곽 중심의 매장 형태에서 점차 옹관(독무덤)이 병존하고 확대되는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고대 마한 사회의 복잡한 계층 구조와 권위 체계, 장례 관습의 변화를 추적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사료로 인정받고 있다.

고분군 중앙부에서는 과거 제사나 의식을 치르기 위해 나무 기둥을 세웠던 흔적으로 추정되는 ‘이형토갱(異形土坑)’이라는 특이한 형태의 구덩이도 함께 발견되었다. 이는 당시 마한인들의 숭고한 정신세계와 종교적 의례 행위를 짐작게 하는 결정적인 고고학적 증거로, 고대 역사 경관을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예덕리 고분군은 지난 1981년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여러 차례의 시굴 및 발굴 조사와 꾸준한 학술 연구를 통해 그 뛰어난 가치가 지속적으로 규명되어 왔다. 이번 사적 지정은 유적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할 수 있는 탄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큰 환영을 받고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함평 예덕리 고분군의 사적 지정은 우리 지역에 숨 쉬고 있는 마한 고대사의 훌륭한 가치가 마침내 국가적 차원에서 공식 입증된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이를 든든한 발판 삼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보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학술 연구와 정비·활용 사업을 통해 예덕리 고분군을 함평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한 역사문화 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