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포즈로 사진 찍지 마세요, 다 털립니다…생각지도 못한 전문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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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로 부활하는 지문, 1.5m 거리에서도 추출 가능

중국 방송서 셀카 지문 추출 시연…"1.5m 이내면 가능"
최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직장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유명인의 셀카를 활용해 사진 속 손가락에서 지문을 추출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유명인의 셀카 사진을 예시로 들어 손가락이 얼마나 선명하게 포착되는지, 이런 사진이 어떻게 개인 생체 정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방송에 출연한 금융 전문가 리창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향할 경우 1.5미터 이내에서 찍은 셀카에서도 지문 추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1.5미터에서 3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손의 세부 정보 중 절반 정도는 복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에서는 저해상도 이미지를 사진 편집 프로그램과 AI 기술로 보정하는 과정도 공개됐다. 처음에는 식별이 어려웠던 손가락 부분이 확대와 선명도 개선을 거치자 지문 특유의 굴곡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해당 방송은 중국 본토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게시물 작성 습관을 재고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암호학 교수 "기술적으로 가능…조건 충족 시 복원 현실화"
징지우 중국과학원대학교 암호학 교수는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 사진에서는 손의 세부 구조를 재구성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명, 초점, 사진 해상도, 촬영 각도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실제 복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왜 지금 이게 가능해졌나…고화소 카메라와 AI의 결합
이 문제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의 급격한 향상이 있다. 최근 출시된 주요 스마트폰은 5000만 화소에서 2억 화소에 달하는 고해상도 렌즈를 탑재하고 있다. 초점이 정확히 맞은 상태에서 '브이' 포즈를 취하면 손가락 끝의 지문 능선이 디지털 데이터로 고스란히 기록된다.
설령 사진이 다소 흐릿하더라도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하면 노이즈를 제거하고 정밀한 패턴을 재구성할 수 있다. AI는 수만 개의 지문 데이터를 학습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부 끊어진 선만 남아 있어도 전체 지문 형태를 추론해내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지문은 비밀번호와 달리 바꿀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한번 유출돼 복제 실리콘 지문 등이 만들어지면 해당 지문을 사용하는 도어락, 스마트폰 잠금, 금융 결제 등 모든 보안 장치가 동시에 위협받는다.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사례들
이번 중국 방송은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유사한 시연은 이미 여러 차례 이뤄진 바 있다.
2014년 독일에서는 유럽 최대 해커 연합체인 CCC(Chaos Computer Club) 소속 회원이 독일 국방장관의 기자회견 사진 몇 장을 조합해 지문을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에는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NII)가 약 3미터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에서도 지문 추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하며 '브이' 포즈를 자제할 것을 공식 권고했다.

SNS 업로드와 원본 파일, 위험도가 다르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부분이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에 올린 사진도 위험한가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SNS 업로드의 경우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사진을 업로드할 때 강제로 압축 처리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지문 정보의 상당 부분이 손실된다.
반면 원본 사진 파일을 이메일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직접 전송하는 경우에는 데이터가 온전히 보존돼 복제가 훨씬 쉬워진다. 고성능 카메라를 가진 취재진에게 노출 빈도가 높은 유명인이나 공인의 경우 일반인보다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셀카 촬영 수칙
전문가들은 몇 가지 구체적인 예방책을 제시한다. 첫째, '브이' 포즈를 취할 때 손바닥이 아닌 손등 쪽이 카메라를 향하게 하면 지문 노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둘째, 카메라와 손가락 사이 거리가 3미터 이상 멀어지면 복제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셋째, SNS에 올리기 전 손 부분을 흐리게 하거나 픽셀화 처리하는 방법도 유효하다.
금융 거래나 보안 인증에 있어서는 지문 하나에만 의존하지 말고 보안카드, OTP, 안면 인식 등 다중 인증 수단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익숙하지 않은 기기에 지문을 등록하지 않는 것도 기본 수칙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