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와 카페값 부담이 커지면서 2030 세대의 연애 풍경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 한 번이 예전처럼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시대다. 밥을 먹고 카페에 들르는 평범한 약속에도 지갑을 의식하게 되고, 영화나 술자리까지 더해지면 하루 데이트 비용은 금세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라간다.
만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지만 비용을 생각해 장소를 고르거나 약속 횟수를 조정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진 가운데, 2030 세대의 연애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셜 데이팅앱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는 2030 남녀 회원 14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데이트 비용 인식 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약 70%는 최근 데이트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특히 “많이 늘었다”는 응답은 남성 47.1%, 여성 50.5%로 나타났다. 외식비와 카페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연애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출과 체감 부담 사이의 차이도 컸다. 현재 1회 데이트 비용으로 가장 많이 선택된 금액대는 남녀 모두 ‘5만~10만원’이었다. 남성 52.5%, 여성 52.7%가 해당 구간을 선택했다. 반면 부담 없이 가능한 데이트 비용으로는 ‘3만~5만원’이 가장 많았다. 남성 42%, 여성 39.1%가 답했다.
결국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금액은 5만원 안팎인데 실제 데이트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집 데이트 늘고 만남 횟수 줄었다
데이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실제 연애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데이트 횟수를 줄였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외식과 카페, 영화관으로 이어지는 기존 데이트 코스 대신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응답자 약 30%는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고 답해 비용 부담 속에서도 기존 패턴을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2030 세대가 단순히 ‘싼 데이트’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선호하는 데이트 유형은 여전히 ‘카페·맛집 데이트’였다. 남성 54.9%, 여성 72.8%가 이를 선택했다. 이어 ‘집 데이트’가 남성 45.4%, 여성 37%로 나타났다.
데이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는 남성 59.5%, 여성 64.7%가 ‘의미 있는 경험’을 꼽았다. 반면 ‘저렴한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은 남성 10.2%, 여성 12.5%에 그쳤다.
데이트 비용에 흔들리는 연애
이번 조사에서는 여성 응답자의 부담 체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데이트 비용 때문에 연애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남성 29.5%, 여성 38.6%였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제 연인과 헤어졌다’는 응답 역시 남성 8.6%, 여성 17.9%로 여성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데이트 비용 부담이 남성에게 집중된 문제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2030 여성들도 관계 유지 과정에서 경제적·감정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용 분담 방식에서도 남녀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내는 방식’(40%)을 가장 선호했고 여성은 ‘장소마다 번갈아 계산하는 방식’(40.8%)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전체 금액을 절반씩 나누는 방식에 대한 선호도는 남성 11.2%, 여성 5.4%로 낮았다.
이른바 MZ세대 문화로 자주 언급되는 ‘데이트 통장’ 역시 실제 사용 경험은 많지 않았다. 남성 69.6%, 여성 67.4%는 사용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사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남성은 ‘효율적인 지출 관리’를 여성은 ‘계산 과정에서의 감정 피로 감소’를 이유로 꼽았다.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연애를 이어가는 이유로는 남녀 모두 ‘상대가 좋아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연애 비용 부담이 커지는 현실 속에서도 관계의 가치 자체는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