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 성과급으로 10억 받으면 세금은 얼마나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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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요구대로라면 성과급 26억 받을 경우 세금만 12억 넘을 듯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끝내 합의에 실패하면서 오는 21일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안이 그대로 실현될 경우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3년간 26억 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는 추산이 나오면서 세금 규모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 12곳의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노조 요구안에 대입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받을 성과급(세전)은 총 26억1210만 원으로 추산된다.

연도별로는 올해 6억9400만 원, 2027년 10억5840만 원, 2028년 8억5970만 원이다. 작년 국내 정규직 근로자 평균 연봉(5061만 원) 3년 치의 약 1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이는 노조 요구안과 증권가 전망치를 토대로 산출한 추정치다. 확정 지급액이 아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뉴스1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뉴스1

성과급도 근로소득에 해당해 소득세와 지방소득세 납부 의무가 생긴다. 현행 소득세법상 종합소득세율은 과세표준 1400만 원 이하 6%에서 시작해 10억 원 초과 구간에는 45%가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는 소득세의 10%가 추가돼 최고 세율 구간의 실질 세 부담은 49.5%에 달한다.

연도별로 세 부담을 따져보면 규모가 상당하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성과급 6억9400만 원을 합산한 총소득은 약 7억~8억 원대가 된다. 이 구간 한계세율 49.5%를 적용하면 성과급분에만 3억 원이 넘는 세금이 붙는다. 2027년에는 성과급이 10억5840만 원으로 뛰어 연봉 합산 총소득이 11억 원을 웃돌고, 대부분이 최고 세율 구간에 놓이면서 세 부담이 5억 원을 넘길 수 있다. 2028년 성과급 8억5970만 원에 대해서도 4억 원 이상의 세금이 예상된다. 3년 누적 성과급 26억1210만 원에 대한 세금 합계는 단순 계산으로 12억~13억 원 수준이다.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적용한 실효세율은 이보다 낮아지겠지만 세후 실수령액이 전체의 절반 안팎에 그칠 수 있다.

노조는 "성과가 나지 않으면 성과급을 받지 않고, 성과가 나는 경우에만 이익을 공유하자는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같은 제도를 삼성전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는 방식을 운용 중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3일 "성과급 규모가 거의 임금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중노위와 사측에 물었을 때 쟁의행위 목적으로 삼는 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측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특별포상을 통해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사후조정 과정에서 DS부문이 국내 매출·영업이익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2%를 재원으로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노조는 기존 OPI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일회성 보상만 제시된 것이라며 거부했다. 세금분만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즉시 매도 가능, 1년 보유, 2년 보유 조건을 나눠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사측이 제안했으나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3시 가까이까지 약 17시간에 걸쳐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 위원장은 결렬 직후 "사측에 조정안을 요구하고 12시간이 지난 끝에 제시된 안건은 오히려 퇴보한 결과물"이라며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 요구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형로 삼성전자 부사장은 "중노위로부터 조정안 제시 없이 절차가 종료됐다는 설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후조정 결렬 이후 최 위원장은 수원지법에서 열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 2차 심문기일에 출석해 총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협박이나 폭행, 라인 시설 점거는 전혀 없을 것"이라며 "사무실 점거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늦어도 파업 예고일인 21일 이전에 결론을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사후조정 결렬 이후 입장문을 통해 "노조가 경직된 제도화만 고수하고 있다"며 "주주와 국민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은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