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이 올해로 마흔 살이 됐다. 국내 라면 제품 중에서는 처음으로 누적 매출액 20조 원을 돌파하며 대기록을 썼다. 농심은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라면의 성과와 새로운 계획을 알렸다.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는 신라면 누적 매출 20조 원이라는 수치가 그저 재무적인 성과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과 늘 함께하며 그들의 삶 속에 스며들었음을 증명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신라면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농심은 새로운 제품인 ‘신라면 로제’ 컵라면을 내놓는다. 오는 18일 한국과 일본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하고 다음 달부터는 해외 현지에서도 생산하거나 수출하는 등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이 제품은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에 고추장의 깊은 감칠맛을 더하고 토마토와 크림을 섞어 부드러운 풍미를 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제안한 요리법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신라면 로제는 온라인 언급량 조사에서 ‘신라면 툼바’ 다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농심은 다음 달에 봉지면으로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홍보 활동도 활발히 이어간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라면 글로벌 홍보 모델인 가수 에스파와 함께 두 번째 글로벌 캠페인을 펼친다. 페루와 일본 그리고 베트남과 미국 등에서 운영해 호응을 얻었던 체험형 매장 ‘신라면 분식’은 다음 달 서울 성수동에서 손님들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토핑을 골라 자신만의 라면을 만들어 먹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신라면은 1986년 10월 2일에 처음 시장에 나왔다. 당시 국내 라면 시장은 대체로 순하고 맵지 않은 맛이 주를 이뤘다. 농심은 한국인이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깊고 매운맛을 구현하기 위해 소고기를 푹 고아낸 육수와 엄선한 고춧가루를 조화시키는 데 집중했다. 제품 이름을 정할 때 매울 신(辛) 자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당시 식품업계에서 매우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한자로 된 이름과 붉은색 포장지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사람들은 신라면의 매운맛에 곧바로 빠져들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신라면은 그저 배고픔을 달래주는 인스턴트 식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40년 세월을 거치며 신라면은 한국인이 느끼는 매운맛의 표준이 됐다. 어떤 음식이 얼마나 매운지 설명할 때 신라면을 기준으로 삼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흔한 풍경이다.
경제 성장기와 함께 성장한 신라면은 서민들의 든든한 동반자이기도 했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끓여 먹는 얼큰한 라면 한 그릇은 고단함을 씻어주는 위로가 됐다. 명절 음식을 먹고 속이 느끼할 때나 술을 마신 다음 날 해장이 필요할 때 한국인들은 어김없이 신라면을 찾았다. 이러한 정서는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켜켜이 쌓여 신라면을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식품으로 만들었다.
이제 신라면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의 등산로에서부터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그리고 사막의 공사 현장까지 신라면이 닿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농심은 로제 맛 출시와 같은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매운맛 하나로 세계를 연결한 신라면은 앞으로도 한국 식품의 위상을 높이는 대표 주자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