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만에 6000만원 벌었다... 지금도 손이 떨린다” 서학개미들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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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만에 500원이 3만5887원 됐는데 롤백 확정... “죽으란 것이냐”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미국 주식시장에서 500원짜리 주식이 1분 만에 3만5887원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롤밸(거래 취소)으로 처리돼 수익이 전부 없던 일이 됐다. 피해를 입은 한국인 투자자가 한둘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엔사이스 바이오사이언시스(티커: ENSC)의 주가가 지난 11일 장중 단 한 틱(호가 단위) 만에 500원대에서 3만5887원까지 치솟는 사태가 발생했다. 상승률로 환산하면 무려 약 7077%에 이른다. "미장 역대급 사건"이라는 말이 국내 주식 커뮤니티에서 돌았다.

엔시스 바이오사이언시스 투자 인증 게시물 / 에펨코리아
엔시스 바이오사이언시스 투자 인증 게시물 / 에펨코리아

문제는 해당 틱에서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전원 롤백 처리를 받았다는 데 있다. 한국 투자자 커뮤니티에 공유된 캡처 화면에 따르면, 한 투자자는 엔사이스 바이오사이언시스 주식 9550주를 1주당 7769원에 판매해 6819만6942원(수익률 1135.7%)의 수익을 냈다. 원금은 약 600만 원으로 추산된다. 1주당 매수 단가가 약 628원이었던 셈. 이 투자자는 수익을 확인한 직후 "지금도 손이 벌벌벌 떨린다. 내가 올려놓고도 와…"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이 투자자가 얻은 수익은 롤백으로 전부 사라졌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이 투자자는 6800만 원 수익을 확인한 뒤 다른 급등주에 추가 진입했다가 3200만 원 손실이 발생했다. 롤백이 확정되면서 이 3200만 원은 고스란히 미수(신용잔고)로 잡혔다.

엔시스 바이오사이언시스 투자 인증 게시물 / 에펨코리아
엔시스 바이오사이언시스 투자 인증 게시물 / 에펨코리아

주식 커뮤니티에는 "해당 종목방에 가보면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다"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미수금 청구 알림 화면도 함께 공유됐다. 해 알림에는 5월 14일 오전 10시 20분까지 미수금 3만2057달러(약 4400만 원)를 채워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제 청산 시한을 앞두고 "죽으라는 것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엔사이스 바이오사이언시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임상 단계 제약 바이오 기업이다.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계열 약물의 남용과 과다복용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다. 현재 주력 파이프라인은 옥시코돈 기반 진통제 PF614와 과다복용 방지 기술이 결합된 PF614-MPAR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받았다. 시가총액이 400만 달러 안팎인 극소형 마이크로캡 종목이다. 직원 수가 10명에 불과하다.

소규모 바이오 기업인 ENSC는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마이크로캡 종목이다. 임상 단계 마일스톤이나 규제 결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거래량이 극히 적어 소수의 주문만으로도 호가가 수십 배 이상 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엔시스 바이오사이언시스로 얻은 수익으로 다른 종목을 샀다가 큰일 난 투자자. / 에펨코리아
엔시스 바이오사이언시스로 얻은 수익으로 다른 종목을 샀다가 큰일 난 투자자. / 에펨코리아

롤백은 거래소 또는 증권사가 명백한 오류나 이상 거래로 판단되는 체결 건을 소급해 취소하는 조치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른바 'Clearly Erroneous Execution(명백한 오류 체결)' 규정에 따라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이상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틱에서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은 이익을 반환해야 하며, 이미 다른 종목으로 자금을 이동한 경우에는 결제 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미수금이 발생하는 구조다.

미수금은 증권사가 일정 기한 내 납입을 요구하며, 기한 내 납입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강제 청산)로 이어진다. 이번 사태에서 일부 투자자는 ENSC 롤백 수익을 담보로 다른 급등주에 진입했다가 수익이 사라진 이후 미수금 상태가 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