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제' 언급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국민을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생각한다면 즉각 정책실장은 경질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그는 "김 실장이 사회주의적 발상의 국민배당제를 언급했는데 그런 사고방식이라면 대한민국에 사기업이 있을 수 없고 다 국유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실의 정책실장으로 두고 있는 한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질서는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인 12일 김 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AI(인공지능)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고민해야 할 설계의 문제"라며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그는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2021∼2022년 반도체 호황기 때의 초과 세수는 사전에 설계된 원칙 없이 그때그때 소진이 됐는데, 이번 사이클의 규모는 그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클 수 있다"며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천재일우의 역사적 기회를 허비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구조적인 초과 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제도화할지에 대한 여러 참고 모델이 있다. 노르웨이는 1990년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한 바 있다"며 "(한국의 경우에는) 가칭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배당금 활용처를) 청년 창업 자산으로 갈 것인가,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갈 것인가, 예술인 지원으로 갈 것인가, 노령연금 강화로 갈 것인가, 아니면 AI 시대 전환 교육 계좌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백가쟁명식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교화해야 할 설계의 영역"이라고 전했다.
김 실장의 글이 알려지며 야권에서는 비판론이 일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드디어 공산당 본색이 드러났다"면서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정부가 강제로 뺏어서 나눠주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송 원내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스피는 8000 돌파 기대감으로 시장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김 실장이 느닷없이 '국민배당금' 구상을 꺼내 든 후 폭락했다"면서 "자본시장 불안을 초래한 김 실장의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본인의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김 실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실장이 게재한 내용은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는 무관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 가운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부 야당 의원들이 '사회주의식 기업이익 배급제', '반기업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주장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정치 공세에 가깝다"며 "김 실장의 발언 취지는 명확하다. AI·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으로 대규모 법인세 초과세수가 발생할 경우, 그 재원을 아무 원칙 없이 단기적으로 소진하지 말고 국가 차원의 전략적·체계적 활용 원칙을 미리 설계하자는 것이다. 기업 이익을 정부가 강제로 나눠 갖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