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실종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생 A(11·초6)군에 대한 1차 검시 결과가 나왔다.

1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북경찰청과 대구지검이 A군을 검시한 결과 '추락에 의한 손상'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 당국은 보다 정밀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 실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에서는 A군이 실종 당일 휴대전화를 아예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자택에서 출발할 때부터 휴대전화를 챙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실종 이후 위치 추적이나 연락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사흘 만에 A군이 숨진 채 발견된 지점은 주왕산 주봉 인근 주왕암 방면으로, 정규 등산로에서 400m 이상 벗어난 수풀 지역이었다. 수색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지점은 수직 절벽 형태가 아닌 바위와 얕은 물웅덩이가 이어지는 급경사 지형으로, 크고 작은 수목이 밀집해 있어 의도적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일반인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김기창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재난안전과장은 "특별한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출입하지 않는 이상 쉽게 갈 수 있는 지점은 아니다"라며 "능선과 능선 사이 깊게 파인 협곡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 발견 당시 모습이 떨어진 형태로 보여 실족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산로 주변에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지만, 체구가 작은 A군이 사각지대를 통해 등산로를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A군은 지난 10일 정오께 부모와 함께 주왕산국립공원 내 사찰 대전사를 방문했다. 기암교에서 가족과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조금만 올라갔다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주봉 방향으로 홀로 발걸음을 옮겼다. A군 모친은 "1시간만 다녀오라"고 말하며 아들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가족과 함께 주봉을 오른 경험이 있어 큰 걱정 없이 기다렸지만,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직접 찾아 나섰다.
가족은 같은 날 오후 4시 10분께 국립공원공단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에 실종 사실을 접수했으며, 오후 5시 53분께 119에도 신고했다. A군은 실종 당시 키 145cm가량의 마른 체형으로, 삼성라이온즈 유니폼 상의와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즉각 수색에 돌입했다. 수색 첫날에는 주봉 등산로 3분의 1 지점에서 A군을 목격했다는 진술이 확보됐고, 야간에는 열화상 드론까지 투입했으나 끝내 흔적을 찾지 못했다. 이튿날에도 수색이 이어졌지만, 주왕산 전체 면적 10만 6000여 ㎢에 달하는 광활한 지형과 가파른 절벽, 우거진 수풀 때문에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당국은 헬기 3기와 드론 6기, 구조견 16마리, 수색 인원 347명을 포함해 총 350여 명을 총동원해 수색을 이어갔다.

결국 A군은 실종 사흘째인 12일 오전 10시 13분께 경찰 과학수사대 소속 수색견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도중 A군의 사망 소식을 보고받고 "앞으로는 이런 불행한 사고가 나지 않게 더 신경 쓰면 좋겠다"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국무회의에서도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수색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를 내렸으나, 끝내 생환 소식은 전해지지 못했다.
A군의 비보가 알려지면서 각계의 추모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A군이 팬이었던 프로야구 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추모 게시물을 게재하며 "갑작스러운 비보에 깊은 슬픔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소중한 아이를 떠나보낸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A군이 재학 중이던 대구 B초등학교도 충격에 휩싸였다. 대구시교육청은 "B초등학교가 A군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현재 학교 전체가 정신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학교 측은 A군의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애도 교육을 시작했으며, 전 학년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학내에는 학생 심리 치료를 위한 상담센터도 설치됐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뉴시스에 "현재 학교 측에 너무 많은 전화가 오고 있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학교 측에서도 이번 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내에 A군의 추모공간 설치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아들의 귀환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운 부모는 비보를 전해 듣고 눈물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빈소는 주거지인 대구에 마련될 예정이다. 경찰은 1차 검시 소견과 현장 상황을 종합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