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그들의 펜은 어떻게 꺾였나"… 5·18 언론 탄압의 생생한 증언, 광주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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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5·18기록관서 김주언 전 기자협회장 초청 시민강좌 개최
1986년 군부 정권의 ‘보도지침’ 최초 폭로로 옥고… 처참했던 검열 실태 고발

(사)광주전남언론인회(회장 김성)는 오는 14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 위치한 5·18기록관 강당에서 ‘광주5·18민중항쟁과 보도검열’이라는 주제로 뜻깊은 시민강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좌의 연단에는 대한민국 언론 자유 투쟁의 상징적인 인물인 김주언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이 선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김 전 회장은 서슬 퍼렇던 군사 독재 시절, 목숨을 걸고 반란 군부의 보도 통제 만행을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다.
김 전 회장은 1986년 12월 진보 월간지 ‘말’ 특집호를 통해 1980년 당시 전두환 신군부가 언론사에 하달했던 은밀하고도 강압적인 '보도지침'의 실체를 최초로 폭로했다. 이 용기 있는 고발의 대가로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 외교상 기밀누설죄, 국가모독죄 등의 굴레를 쓰고 구속되어 모진 옥고를 치렀다. 이후 끈질긴 법정 투쟁 끝에 1995년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받아내며 언론 자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번 시민강좌에서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직접 겪고 목격했던 1980년 5월의 참상을 생생한 육성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계엄군과 당시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합작하여 저지른 야만적인 보도 검열의 실태, 진실을 왜곡하고 유언비어를 날조했던 구체적인 사례, 그리고 바른말을 하던 언론인들을 무자비하게 길거리로 내쫓았던 강제 해직 사태 등을 상세히 고발하며 오늘날 민주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피 묻고 소중한 가치인지를 역설할 계획이다.
또한, 김 전 회장은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결정적 계기 중 하나로 꼽히는 '계엄분소 보도검열관실'의 악행도 꼬집는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옛 전남도청에 자리 잡았던 검열관들이 계엄군의 잔혹한 유혈 진압 사실을 언론에 단 한 줄도 나가지 못하게 철저히 삭제하고 통제했던 역사적 사실을 환기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복원추진단이 진행 중인 옛 전남도청 5·18 유적 복원 사업에서 언론 탄압의 생생한 역사적 증거인 '보도검열관실'만이 복원 대상에서 교묘하게 배제된 현 상황을 강하게 비판하며, 올바른 역사 복원의 방향성에 대해 날카로운 제언을 던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사)광주전남언론인회는 1974년 창립 이래 광주·전남 지역 신문, 방송, 통신사에서 잔뼈가 굵은 은퇴 언론인 100여 명이 활동하는 단체다. 이들은 ‘광주·전남언론사’ 발간, 우수 언론인 시상 등은 물론, 최근에는 옛 전남도청 내 언론 자유 탄압의 상징적 공간인 ‘보도검열관실’의 원형 복원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는 등 지역 사회의 올바른 언론 역사 정립을 위해 활발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