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합 실화냐”…곽노정·빌 게이츠 회동 소식에 K개미들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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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빌 게이츠·나델라와 회동
HBM3E 단독 공급사 레드먼드行

곽노정·빌 게이츠 회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뉴스1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뉴스1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를 찾았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와 잇달아 마주하는 이번 행보는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인공지능(AI) 메모리 공급 체계를 더 단단히 굳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곽 사장이 참석한 자리는 'MS CEO 서밋 2026'이다. MS가 전 세계 주요 기업 대표와 산업 전문가를 레드먼드 본사로 불러 기술 방향과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비공개 행사로, 초청장을 받은 인사만 입장할 수 있다. 곽 사장은 2024년 행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참석이다. 국내 통신·ICT 기업 중에서는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유일하게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마지막 일정으로는 빌 게이츠 자택에서 공식 만찬이 예정됐다. 한동안 열리지 않다가 이번에 재개된 자리로, 곽 사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회동의 무게감은 SK하이닉스와 MS 사이의 메모리 공급 관계에서 비롯된다. MS는 올해 1월 자체 설계 AI 가속기 '마이아 200'을 공개하면서 SK하이닉스를 HBM 단독 공급사로 낙점했다. TSMC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마이아 200에는 SK하이닉스의 12단 HBM3E 6개가 탑재되며, 총 메모리 용량은 216GB에 달한다. 칩 한 개당 초당 7TB 수준의 대역폭을 확보한 설계다. MS는 이 가속기를 아이오와주 디모인 인근 데이터센터에 우선 배치했으며,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서부3 데이터센터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정기총회서 발언하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2026년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정기총회서 발언하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2026년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마이아 200은 MS의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 칩이기도 하다. GPT-5.2와 MS 코파일럿 등 주요 AI 서비스를 이미 지원하고 있으며,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인프라에 통합돼 향후 사용 범위가 더 넓어질 전망이다. 나델라 CEO는 마이아 200 공개 당시 "달러당 성능이 기존 시스템 대비 30% 높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로서는 MS가 AI 인프라 투자를 늘릴수록 HBM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기존 공급 물량 재확인에 그치지 않고, 차기 제품 공급 일정과 기술 협력 방향까지 의제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수급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주요 고객사와 장기 공급 안정성을 조율하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실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자체 AI 칩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HBM 수요처도 엔비디아 GPU 중심에서 ASIC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구글 7세대 TPU '아이언우드'에는 192GB HBM3E가 탑재됐고, AWS 트레이니엄3 역시 이전 세대보다 HBM 탑재 용량을 크게 늘렸다. 각 빅테크마다 HBM 공급사가 갈리는 양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구글 TPU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MS의 자체 칩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단독 공급을 맡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MS 외에도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빅테크 전반으로 메모리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곽 사장은 이번 서밋에서 MS 수뇌부 외에도 다른 글로벌 기업 CEO들과 접점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HBM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HBM4 세대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 SK하이닉스가 이번 레드먼드 행보를 통해 빅테크 공급망 안에서의 입지를 어떻게 다질지 주목된다.

한편, 씨티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10만원으로 올렸다. 기존 170만원에서 82.4% 높인 수치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공급사의 가격 결정력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51조원, 내년은 347조원으로 제시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뉴스1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