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고지 눈앞에서…축배 대신 찾아온 의외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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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5조 대매도, 개인 6조 역매수에도 코스피 급락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동반 매도세에 2.29% 급락하며 7600선으로 후퇴했다. 개인 투자자가 6조 원 넘는 역대급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9.09포인트(2.29%) 하락한 7643.1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 7999.67까지 치솟으며 심리적 저항선인 8000선 돌파를 목전에 두었으나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장중 한때 7421.71까지 밀리는 등 하루 동안의 변동 폭이 500포인트를 상회할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했다. 이날 기록한 장중 최고점인 7999.67은 52주 신고가인 동시에 지수 8000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고점 부근에서 쏟아진 차익 실현 매물이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수급 주체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시장 전반을 압도했다. 외국인은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조 646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 역시 1조 1550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하락세에 무게를 더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홀로 6조 6602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대부분 소화해냈다. 개인의 이 같은 매수 규모는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되나 외국인의 거센 공급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프로그램 매매(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여러 종목을 일시에 거래하는 방식)는 차익거래 379억 원 순매수, 비차익거래 3조 1630억 원 순매도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3조 1251억 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비차익거래를 통한 대규모 매도 물량은 특정 종목의 악재보다는 시장 전체에 대한 패시브 자금(지수를 추종하는 자동 매매 자금)의 유출 성격이 짙음을 시사한다. 거래량은 10억 1551만 주로 전 거래일 대비 크게 늘었으며 거래대금은 66조 6086억 원으로 집계되어 하락장 속에서도 손바뀜이 활발히 일어났음을 입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500원(2.28%) 하락한 27만 900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SK하이닉스 또한 4만 5000원(2.39%) 내린 183만 5000원을 기록하며 반도체 투톱의 동반 부진이 지수에 하중을 실었다. 삼성전자우(-4.05%)와 SK스퀘어(-5.14%)는 지수 하락률을 크게 상회하는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업종별로는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압도하며 시장 전반에 냉기가 감돌았다. 상한가 6개 종목을 포함해 146개 종목이 상승한 반면 733개 종목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보합권에 머문 종목은 20개에 불과했다. 최근 1년 동안의 지수 흐름을 보면 최저점이었던 2588.09 대비 현재 지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52주 최고가 부근에서 발생한 대규모 거래를 수반한 하락은 기술적 관점에서 경계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날의 급락이 단기 과열에 따른 기술적 조정과 외국인의 비차익 매도세가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8000선이라는 역사적 고점을 눈앞에 두고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 시점에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수급 불균형이 극대화되었다는 평가다. 개인 투자자의 강력한 매수세 유입은 긍정적이나 외국인의 수급 방향이 전환되지 않을 경우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증시는 7500선 부근에서의 지지 여부와 외국인 매도세의 진정 시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고가 경신 시도가 무산된 이후 대량 거래를 동반한 하락 캔들이 발생한 만큼 단기적인 추세 전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 회복과 환율 등 대외 거시경제 지표의 흐름을 주시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