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암호화폐(코인) 리플 선물 펀딩비 상황, 작년 최고가 달성 때와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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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XRP, 지난해 7월 126% 폭등 재현될까?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참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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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Ripple)사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엑스알피(XRP) 가격이 과거 최고가인 3.6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과 비슷한 흐름이 현재 선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당해 4월부터 7월까지 약 3개월 만에 126% 급등한 시기다.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서 XRP의 펀딩비는 지난 2월부터 계속 마이너스(숏 투자 우세) 를 유지하고 있다. 펀딩비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가격 하락에 돈을 거는 공매도(빌려서 얻은 물량 판매) 투자자가 훨씬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기간에 XRP 가격은 가장 낮았던 1.1달러에서 약 27% 올랐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예상과 다르게 실제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분석 기관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분석가 다크포스트(Darkfost)는 이런 기묘한 차이에 주목했다.

자료를 보면 최근 30일 동안 가격 하락을 믿는 투자가 시장을 압도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진 것은 최근 들어 가장 긴 기록이다.

올해 초 가상자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비트코인(Bitcoin, BTC)과 이더리움(Ethereum, ETH), 그리고 달러와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들의 덩치를 보여주는 토탈3(TOTAL3) 지표는 시장 조정 기간에 5400억 달러 넘게 줄어들었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안감이 다른 자산보다 가상자산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준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초부터 약 1250억 달러의 자금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XRP는 지난 2월 1.1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가격은 계속 올랐지만 펀딩비는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다크포스트는 "가격이 60% 이상 크게 떨어진 후 대부분의 투자자가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때 오히려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전이 준비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똑같은 조건은 2025년 4월에도 만들어졌다. 당시 XRP 가격은 크게 떨어진 후 1.25달러 근처에서 거래됐고 펀딩비는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마이너스 상태는 같은 해 6월까지 이어졌다.

이에 투자자가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동안 실제 가격은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그러다 펀딩비가 다시 플러스(롱 투자 우세)로 바뀌었을 때 XRP는 이미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결국 같은 해 7월 3.6달러까지 치솟았다. 1.25달러에서 3.6달러로 가격이 뛰면서 126%라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역사상 가장 높은 가격을 새롭게 썼다.

다크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지금 상황이 2025년과 비슷한 이유는 단순히 펀딩비가 마이너스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시장에 돈이 천천히 다시 들어오고 가격이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가 끈질기게 유지되는 현상이 똑같다.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은 실제 가격 움직임이 자신들의 생각과 반대로 가고 있음에도 투자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만약 2025년의 패턴이 지금도 통한다면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가 계속 쌓일 경우 결국 폭발적인 상승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락에 돈을 건 사람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억지로 코인을 비싸게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가격 오름세가 훨씬 빨라지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오히려 가격 급등의 불쏘시개가 된 사례는 과거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코인데스크(CoinDesk) 등에 따르면 2023년 10월 비트코인 시장에서 이와 유사한 공매도 청산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수많은 투자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막대한 자금을 하락에 베팅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긍정적인 소문이 퍼지면서 가격이 갑자기 급등하기 시작했다. 가격 하락에 돈을 걸었던 투자자들은 청산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트코인을 시장가에 다시 사들여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매수 주문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간에 3만 달러를 돌파하는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시 시장을 뒤흔들었던 이 현상이 현재 XRP 시장에서도 똑같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시장의 지배적인 예상과 반대로 묵묵히 오르는 가격 흐름은 결국 하락을 바랐던 자본을 강제로 흡수하며 더 큰 폭등을 만들어내는 튼튼한 발판이 된다.

한편 가상자산 시장에서 '펀딩비'란 선물 시장의 코인 가격을 실제 현물 시장의 코인 가격과 비슷하게 유지하기 위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기적으로 주고받는 수수료를 뜻한다.


가상자산 선물 거래는 일반적인 금융 상품과 달리 거래가 끝나는 만기일이 없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이나 하락 중 어느 한 방향으로만 몰리게 되면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인 가격이 실제 시장의 코인 가격보다 지나치게 비싸지거나 싸지는 가격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

거래소는 두 시장의 가격 차이를 좁히기 위해 펀딩비 제도를 적용한다. 작동 방식은 다수의 투자자가 소수의 투자자에게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약 코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해 상승에 투자하는 사람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 상승에 투자한 쪽이 하락에 투자한 쪽에게 펀딩비를 지급해야 한다.

지속해서 수수료를 내야 하는 금전적 부담 때문에 사람들은 점차 상승 투자를 포기하게 되고, 반대로 수수료를 공짜로 받기 위해 하락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늘어난다.

이 과정을 거치며 비싸졌던 선물 시장의 코인 가격은 매도세가 늘어나며 다시 실제 가격 수준으로 내려온다.

반대로 코인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해 하락에 투자하는 사람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방향이 역전되어 하락에 투자한 쪽이 상승에 투자한 쪽에게 펀딩비를 지급한다.

즉 펀딩비는 시장 참여자들이 한쪽 포지션으로 극단적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고 두 시장의 가격이 동일한 흐름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객관적인 가격 조절 시스템이다.

펀딩비가 플러스라는 것은 상승 투자자가 많아 시장이 과열됐다는 뜻이며, 펀딩비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하락 투자자가 많아 시장이 침체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쓰인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