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전설이 있는 '신비로운 섬' 인천 자월도…밤바다서 붉은 달 보니 탄성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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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느긋하게 바다와 섬 분위기 느낄 수 있어…'인천 바다패스' 혜택도

인천 옹진군 자월도 달바위선착장을 떠나는 여객선 모습 / 위키트리
인천 옹진군 자월도 달바위선착장을 떠나는 여객선 모습 / 위키트리

인천 옹진군에 신비로운 섬이 있다. '붉은 달'에 얽힌 전설이 있는 섬 자월도는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면 좋은 우리나라의 대표 섬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이다.

자월도(紫月島)라는 섬 이름은 달과 관련돼 있다. 여기서 '자월'은 붉은빛 또는 자줏빛을 띤 달을 뜻한다. 섬 이름에 달의 색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자월도는 다른 섬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붉은 달'에 얽힌 전설이 있는 섬, 인천 자월도 가보니

자월도에는 붉은 달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관가에서 일하던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해 이 섬으로 귀양을 왔다고 한다. 그는 섬에 도착한 첫날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당시 밝게 떠 있던 보름달이 갑자기 붉은빛을 띠었다고 전해진다. 이어 바람이 거세지고 폭풍우가 몰아치자 그는 하늘도 자신의 억울함을 알아준다고 여겼다고 한다. 이때 붉게 물든 달의 모습에서 '자월'이라는 섬 이름이 비롯됐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5월 초 연휴를 맞아 2박 3일 일정으로 가족과 함께 찾은 지난 4일 자월도에서 캄캄한 밤바다 위로 떠오르는 붉은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 달이 떠오르기 시작한 오후 10시쯤이었다. 수평선 가까이 낮게 떠오른 달은 실제로 붉은빛에 가까웠다. 서울 같은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신비로운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자월도에서 본 붉은 달은 섬 이름 유래와 맞닿아 있는 상징처럼 느껴졌다. 이날 붉은 달은 시간이 흘러 점차 위로 떠오르면서 붉은빛이 점차 옅어졌다.

지난 4일 밤 인천 자월도에 붉은 달이 떠오르는 모습(사진에 색상 보정을 하지 않았음) / 위키트리
지난 4일 밤 인천 자월도에 붉은 달이 떠오르는 모습(사진에 색상 보정을 하지 않았음) / 위키트리
지난 4일 밤 인천 자월도에 붉은 달이 떠오르는 모습. 스마트폰 줌 기능으로 당겨서 찍은 모습 (사진에 색상 보정을 하지 않았음) / 위키트리
지난 4일 밤 인천 자월도에 붉은 달이 떠오르는 모습. 스마트폰 줌 기능으로 당겨서 찍은 모습 (사진에 색상 보정을 하지 않았음) / 위키트리

붉은 달은 섬의 지리적 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자월도는 인천 앞바다에 자리한 섬으로 주변이 바다로 트여 있어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비교적 넓은 시야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해변에서는 도시의 높은 건물이나 강한 조명에 가려지지 않고 수평선 가까이에서 떠오르는 달을 볼 수 있다. 달이 막 떠오를 때 붉거나 주황빛으로 보이는 것은 대기 현상 때문이다. 달빛은 지구 대기를 통과해 우리 눈에 도달하는데 달이 수평선 가까이 낮게 떠 있을수록 빛이 더 두꺼운 대기층을 지나온다. 이 과정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많이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과 주황빛은 상대적으로 잘 통과해 달이 붉게 보인다.

섬에서 더 잘 보이는 붉은 달, 이유는?

붉은 달은 '블러드문'이라고도 불린다. 블러드문은 보통 개기월식 때 달이 붉게 보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개기월식이 일어나면 달이 지구의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지만 지구 대기를 통과한 햇빛 일부가 굴절돼 달 표면에 닿는다. 이때 붉은 계열의 빛이 달에 도달하면서 달이 붉게 보인다. 다만 자월도 해변에서 본 붉은 보름달은 개기월식이 아니더라도 나타날 수 있는 붉은 달이었다.

자월도는 인천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섬으로 인천에서 남서쪽 약 35㎞ 떨어진 곳에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총면적은 약 7.12㎢로 서해에 있는 비교적 아담한 크기의 섬이다. 주변에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승봉도 등이 가까이에 있다. 자월도는 서해 섬 특유의 자연환경을 갖춘 여행지다. 섬 안에는 해변과 갯벌, 숲길, 작은 마을이 어우러져 있어 한적하게 자연을 체험하기 좋다. 대규모 관광지처럼 복잡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조용하고 느긋하게 바다와 섬 분위기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사람이 많지 않은 해변에서는 서해의 잔잔한 물결이 치는 모습과 갯벌의 드넓은 풍경을 볼 수 있다. 물때에 따라 드러나는 갯벌은 자월도의 체험 공간이 된다.

자월도의 여유로운 풍경. 대규모 관광지처럼 복잡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조용하고 느긋하게 바다와 섬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 위키트리
자월도의 여유로운 풍경. 대규모 관광지처럼 복잡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조용하고 느긋하게 바다와 섬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 위키트리
자월도 장골해수욕장 앞 갯벌 풍경. 바닷물이 빠지면 바지락 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 위키트리
자월도 장골해수욕장 앞 갯벌 풍경. 바닷물이 빠지면 바지락 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 위키트리

자월도 장골해수욕장 앞 갯벌에서는 아이와 함께 바지락 캐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갯벌 체험은 자월도 여행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활동이다. 물이 빠진 갯벌에 들어가 호미로 흙을 살살 걷어 내면 바지락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이는 갯벌에 들어가 살아있는 바지락을 캐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마냥 즐거워했다. 어촌계에서 성인은 1만 원, 어린이는 5000원에 호미와 장화, 장갑 등을 빌려줘 바지락을 캐기 위해 별도의 장비를 챙겨가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갯벌 체험을 할 때는 정해진 구역과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자월도의 또다른 재미…바지락 캐기·트레킹·목섬 나들이도 좋아

가족과 함께 자월도를 천천히 둘러보는 트레킹을 하는 것도 좋다. 자월도 트레킹은 험한 산행보다는 해변, 숲길, 마을길을 천천히 이어 걷는 형태에 가깝다. 길을 따라 걸으면 바다 풍경과 숲, 작은 마을의 풍경을 번갈아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비교적 부담이 적고 섬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끼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월도는 규모가 큰 섬이 아니어서 걸어 다니며 섬 곳곳을 구경하기에 부담이 없다. 짧은 일정의 트레킹 여행지로도 적합하다.

자월도에서 꼭 들러볼 만한 명소로 목섬이 있다. 목섬은 자월도의 대표적인 절경지로 꼽히는 곳이다. 북쪽으로 불룩 튀어나오고 경사진 목섬 위에 오르면 바다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자가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목섬(목섬공원)에서 구름다리를 지나 바다 쪽에 있는 안목섬으로 향할 수 있다. 바닷물이 빠졌을 때는 목섬과 안목섬이 육지로 연결돼 있지만 물이 차오를 때는 안목섬이 바다에 둘러싸인다. 이 때문에 바닷물이 찼을 때 구름다리를 건너면 다른 섬으로 가는 듯한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자월도의 자연경관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목섬은 반드시 들러볼 만한 장소다.

자월도 명소 목섬에서 안목섬(사진에 보이는 섬)을 잇는 구름다리 모습. 목섬 일대는 바다 경치가 아름다워 자월도 여행 중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 위키트리
자월도 명소 목섬에서 안목섬(사진에 보이는 섬)을 잇는 구름다리 모습. 목섬 일대는 바다 경치가 아름다워 자월도 여행 중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 위키트리
자월도 장골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옛날 짜장’은 가게 이름처럼 정겨운 분위기의 중국집이다. 1그릇에 7000원인 짜장면은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큼직한 건더기가 들어간 게 특징이다. 짬뽕은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고 볶음밥, 탕수육도 맛있다. / 위키트리
자월도 장골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옛날 짜장’은 가게 이름처럼 정겨운 분위기의 중국집이다. 1그릇에 7000원인 짜장면은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큼직한 건더기가 들어간 게 특징이다. 짬뽕은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고 볶음밥, 탕수육도 맛있다. / 위키트리

자월도에서 출출할 때 들르면 좋은 곳도 있다. 이 섬의 유일한 중국집인 '옛날 짜장'이다. 자월도에는 식당이 많지 않은데 그중에서 가격도 부담 없고 맛도 좋은 식당으로 꼽힌다. 장골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옛날 짜장’은 가게 이름처럼 정겨운 분위기의 중국집이다. 1그릇에 7000원인 짜장면은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큼직한 건더기가 들어간 게 특징이다. 짬뽕은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고 볶음밥, 탕수육도 맛있다. 갯벌 체험이나 트레킹 등을 한 뒤 한 끼를 해결하며 쉬어 가기 좋다. 백반과 여러 찌개를 파는 '미란네식당'과 바삭한 돈가스와 시원한 칡냉면 등을 파는 '온비치422'도 자월도 맛집으로 꼽힌다.

'인천 바다패스' 혜택 받으면 여객선 운임 부담 줄어

자월도는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으로 약 50분이면 갈 수 있다. '인천 아이(i) 바다패스' 제도를 이용하면 여객선 운임 부담을 줄여 자월도를 방문할 수 있다. '인천 아이(i) 바다패스'는 인천의 섬을 오가는 여객선 이용 부담을 낮춘 제도다. 인천 시민은 인천 섬 여객선을 편도 1500원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타 지역 주민도 70%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타 지역 주민의 경우 지원 대상 인천 섬 지역에서 1박 이상 체류하고 편도 정규운임이 1만 원 이상인 경우 할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여름 성수기와 토요일 입도 및 출도, 일요일 출도는 제외된다. 차를 배워 태워서 자월도를 방문할 수 있는 차도선도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자월도는 한적하고 여유롭게 쉬면서,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조용한 여행지다. 인파 때문에 사람에 치이고 여유가 없는 대규모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호젓함'이 매력이다. 붉은 달의 전설이 있는 자월도 밤바다에서 실제 붉은 보름달을 보는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여기에 가족과 함께 하는 갯벌 체험, 트레킹, 목섬의 절경, 섬 안의 맛집을 즐길 수 있는 자월도는 자연과 섬 이야기, 체험이 함께 있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올여름 휴가는 멀리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해외 관광지나 복잡한 국내 관광지 대신 자월도에서 여유롭게 보내보면 어떨까 싶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