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서 중학생 20여명이 또래 여학생 집단폭행 논란...경찰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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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들은 현재 병원 치료중...극심한 불안 증세와 정신적 충격 호소
피해학생 가족, 포항남부경찰서에 집단폭행혐의 신고
학교 측“교내 학교폭력 많아 해당 사건 별도로 인지하지 못했다"...부실대응 논란

피해 여중생 가족이 언론에 제보한 폭행당한 얼굴/피해자가족 제공
피해 여중생 가족이 언론에 제보한 폭행당한 얼굴/피해자가족 제공

[경북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경북 포항에서 여중생 2명이 또래 중학생들로부터 장기간 집단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폭행 장면이 촬영·공유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포항남부경찰서와 피해 학생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5시부터 6시 40분까지 포항시 남구 오천읍 원동의 한 PC방 건물 옥상에서 중학교 2학년 여학생 2명이 또래 남녀 학생 20여 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학생 측은 가해 학생들이 S중학교와 O중학교, P중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 여러 학교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여중생 2명을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피해 학생 A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동급생 B양과의 전화 통화 내용이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설명했다.

B양이 “직접 만나 오해를 풀자”고 연락해왔고, 이에 A양은 친구 C양과 함께 약속 장소로 나갔다가 현장에 모여 있던 학생들에게 둘러싸였다는 것.

이후 A양과 C양은 인근 PC방 건물 옥상으로 끌려갔고, 약 1시간 40분 동안 폭행과 협박, 모욕적인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 측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신고하지 않으면 그만 때리겠다”, “기어가면 봐주겠다” 등의 발언을 하며 위협했고, 일부 학생들은 담배를 피우고, 침·가래를 뱉으며 피해 학생들에게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장에 있던 일부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폭행 장면을 촬영한 뒤 주변 학생들에게 영상을 공유하며 사건 내용을 이야기하고 다녔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피해 학생들은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사건 이후 극심한 불안 증세와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 가족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시 가는 것 자체를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며 “신고 사실이 알려질 경우 또다시 보복성 폭행이나 집단 따돌림을 당할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추가 폭행이나 협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신고 여부를 두고도 고민이 많았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사건 발생 이후 학교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피해학생 가족들은 “학교측 관계자가 피해 학생의 집을 찾아 상황을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을 뿐, 가해 학생 분리 조치 여부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 계획, 피해 학생 보호 방안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학교가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학생 보호보다 상황을 축소하려는 듯한 대응으로 느껴져 더욱 불안했다”고 호소했다.

특히 피해 학생들이 사건 이후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정상적인 등교조차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학교 차원의 초기 대응이나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교폭력 관리 부실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에 피해학생 소속 S중학교 교장은 11일 언론과의 접촉에서 “최근 교내 학교폭력 관련 사안이 잇따르다 보니 해당 사건은 별도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학생과 관련 학생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실제 폭행 가담 여부, 영상 촬영 및 유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home 이창형 기자 ch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