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미루려고 호텔에 폭발물 설치 거짓 신고한 40대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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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준비 부족으로 촉발된 공권력 낭비 사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olkadot_phot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olkadot_photo-shutterstock.com

세미나 발표를 미루기 위해 호텔에 폭발물 설치 허위 신고를 산 30대 회사원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종석 부장판사)는 숙박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 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에게 적용된 정확한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이다.

A씨는 지난해 2월 17일 오후 12시 58분경 전남경찰청 112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담양군 한 호텔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을 가했다. 이 허위 신고로 인해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됐고 해당 호텔은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는 방해를 받았다.

범행 당시 A씨는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기 위해 목소리를 기계음으로 변조했다. 또한 발신 번호를 노출하지 않은 채 전화를 걸어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회사원이었던 A씨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세미나 발표를 미루기 위해서였다. A씨는 범행 당일 해당 호텔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상태였다. 하지만 발표 준비가 부족하자 행사를 연기할 목적으로 호텔에 폭발물이 있다는 거짓말을 꾸며냈다.

이 허위 신고로 인해 경찰과 소방 인력이 현장에 출동했고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호텔 측은 예약 고객들에게 약 919만 원에 달하는 환불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고 공권력 낭비와 숙박업소의 경제적 피해가 크다고 판단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유지했다.

형법 제137조에 규정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는 폭행이나 협박 같은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허위 신고나 거짓 진술 등 속임수를 써서 경찰관이나 소방관 등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폭발물 허위 신고가 발생하면 112 상황실에 접수된 즉시 현장 통제와 대대적인 수색이 이루어진다. 폭발물 설치 여부를 임의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경찰관, 소방차, 구급차, 경찰특공대, 군 폭발물 처리반 등 수많은 인력과 장비가 현장으로 긴급 출동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범죄 예방이나 긴급 구조 활동에 투입돼야 할 시간과 자원이 무의미하게 소모된다. 같은 시간에 긴급한 강력 범죄나 화재 사고가 발생할 경우 출동 지연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허위 신고 사건에 대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단은 매우 엄격해졌다. 허위 신고로 인한 공권력 낭비와 사회적 불안감을 방지하기 위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경찰청은 특정 시기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발생하는 폭발물 허위 신고에 대해 가벼운 경범죄 처벌법이 아닌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한다. 허위 신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막대한 규모에 달할 만큼 국가적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사법부 또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초범이라 할지라도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하는 판례를 점차 늘린다.

형사 처벌뿐만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무겁게 따른다. 국가나 피해 기업은 허위 신고자를 상대로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경찰과 소방이 현장에 출동하면서 소모한 차량 유류비, 출동 대원들의 초과 근무 수당, 그리고 긴장 상태에서 수색 작업을 벌인 공무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을 피고인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2014년 법원은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 신고를 한 40대에게 출동 경찰관 41명에 대한 위자료와 차량 유류비 등을 포함해 총 6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국가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출동한 경찰관들이 고도의 긴장 상태에서 폭발물 수색 작업을 벌이며 입은 정신적 피해를 명확히 인정했다.

2021년에는 교도소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허위 신고를 한 피고인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에서도 소방차 2대와 소방관 10명, 경찰차 4대와 경찰관 10명이 현장에 출동해 1시간 동안 수색을 벌이며 직무 집행에 큰 방해를 받았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