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공포랑 완전히 다르다”…외국인들이 넷플 ‘기리고’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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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샤머니즘과 학원 공포를 결합한 넷플릭스 ‘기리고’가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K호러로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과 ‘더 글로리’, 그리고 K좀비 이후 이번에는 K호러가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가 글로벌 비영어권 시리즈 상위권에 오르며 해외에서도 빠르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순히 “무섭다”는 반응을 넘어, 외국인들은 “이런 공포는 처음 본다”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한국 특유의 샤머니즘과 학원물 감성, 그리고 현실적인 청소년 불안까지 결합된 분위기가 기존 서구권 호러와는 완전히 다른 결을 만든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해외에서는 한국 호러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곡성’, ‘파묘’, ‘스위트홈’, ‘지옥’, ‘킹덤’ 같은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데 이어, 이제는 ‘기리고’처럼 젊은 세대 중심의 학원 오컬트 장르까지 글로벌 시청자층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악마보다 무섭다”…외국인들이 신기해하는 한국 샤머니즘 공포

외국인들이 ‘기리고’를 보며 가장 많이 언급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한국 전통 샤머니즘 요소다. 서구권 호러에서는 악마, 엑소시즘, 유령의 저주 같은 기독교 기반 공포가 주를 이루지만, 한국 호러는 무당과 굿, 한(恨), 원혼 같은 동양적 정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기리고’ 역시 단순히 귀신이 튀어나오는 이야기보다는, 소원을 이뤄주는 앱과 한국식 오컬트를 연결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기술과 전통 미신이 동시에 등장하는 설정이 굉장히 새롭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한국 호러 특유의 분위기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을 천천히 쌓아 올리는 방식에 가깝다. 갑자기 놀라게 만드는 점프 스케어보다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는 감각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런 분위기를 두고 “한국 공포는 귀신보다 분위기가 더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해외에서 ‘파묘’가 큰 관심을 받았던 이유 역시 비슷하다. 한국인들에게는 친숙한 무속신앙과 풍수 개념이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매우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기리고’ 역시 이러한 K오컬트 흐름 위에서 새로운 학원 호러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교복 나오면 로맨스인 줄 알았는데”…외국인들이 놀란 K학원 호러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바로 ‘고등학교’라는 배경이다. 해외 시청자들에게 한국 고등학교는 오랫동안 로맨틱 코미디와 청춘 드라마의 공간으로 소비돼 왔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들은 ‘상속자들’, ‘선재 업고 튀어’, ‘스물다섯 스물하나’ 같은 작품을 통해 교복 문화와 야간 자율학습, 입시 경쟁, 급식 문화 등을 익숙하게 접해왔다. 그런데 ‘기리고’는 그 익숙한 공간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뒤집는다.

낮에는 평범한 학교처럼 보이지만, 밤이 되면 저주와 불안, 죽음의 공포가 스며드는 분위기가 해외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특유의 입시 스트레스와 경쟁 문화가 공포 장르와 결합되면서 훨씬 현실적인 긴장감을 만든다는 분석도 많다.

외국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학교는 원래 로맨틱한 줄 알았는데 이런 분위기도 가능하다는 게 충격적이다”라는 반응도 나온다. 단순한 귀신 이야기보다, 성적 경쟁과 친구 관계, 불안감 같은 현실적인 요소가 함께 등장하기 때문에 더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배우들이 진짜 학생 같다”…신인 배우들의 현실감도 인기 이유

‘기리고’가 해외에서 반응을 얻는 또 다른 이유는 신인 배우 중심 캐스팅이다. 익숙한 톱스타 대신 실제 학생처럼 보이는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현실감이 살아났다는 반응이 많다.

최근 글로벌 시청자들은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비현실적인 캐릭터보다, 실제 있을 법한 분위기의 청춘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리고’는 교실과 복도, 스마트폰 문화, 친구들 사이의 긴장감 등을 비교적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주인공들이 극한의 공포 상황에서 보여주는 불안한 표정과 감정선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장면은 특수효과보다 배우들의 몸 연기와 분위기만으로 공포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기리고' 스틸컷. / 넷플릭스

“K호러는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됐다”

과거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하면 K팝이나 로맨스 드라마가 먼저 떠올랐다면, 이제는 호러와 오컬트 역시 하나의 강력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 호러는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특유의 감정과 문화, 불안감을 함께 녹여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K호러를 보며 단순한 공포 이상의 ‘낯선 문화 체험’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리고’ 역시 단순한 학원 공포물이 아니라, 한국식 오컬트와 청춘물 감성, 그리고 현대적인 스마트폰 문화를 결합하며 해외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K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기리고' 포스터. / 넷플릭스
'기리고' 포스터. / 넷플릭스

실제로 글로벌 OTT 시장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오컬트·호러 장르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한국 특유의 무속신앙과 집단 문화, 감정 표현 방식이 서구권 공포 문법과 전혀 다른 긴장감을 만든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다.

결국 외국인들이 '기리고'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무섭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공포의 분위기, 익숙한 학원물을 완전히 다른 장르로 뒤집는 방식, 그리고 현실적인 청춘 감성까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home 헬리아 기자 helianik@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