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가 한국의 맛과 향으로 가득 찼다.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이 일본 최대 규모의 K-컬처 축제인 'KCON JAPAN 2026'에서 현지 젊은 층을 공략하며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먹거리를 단순히 파는 수준을 넘어 직접 만지고 촬영하며 즐기는 체험형 공간을 앞세웠다.

CJ제일제당, 제로베이스원과 손잡고 '비비고' 열풍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브랜드 '비비고' 부스를 운영했다. 요즈음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그룹 제로베이스원과 협업해 '해피 비비고데이'라는 주제로 꾸몄다. 팀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비비고의 정체성을 결합한 공간 디자인은 입장 전부터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부스 중앙에 설치한 대형 케이크 조형물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인파로 붐볐다. 비비고 푸드트럭 구역에서는 현지 주력 상품인 만두와 음료 '미초' 세트를 선보였다. 사흘 동안 준비한 물량 2만 개가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와 K-푸드의 위상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브랜드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양식품, 한강 편의점 옮겨온 '불닭마트'로 승부수
삼양식품은 서울의 상징인 한강 편의점을 그대로 재현한 '불닭마트' 부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 편의점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 방문객들이 한국 식문화를 몸소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올여름 일본 출시를 앞둔 신제품 '스와이시 불닭볶음면'이다.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이 제품은 기존보다 매운맛을 줄이고 캐러멜의 달콤함을 더했다. 특히 별사탕을 토핑으로 넣어 씹는 재미를 살렸다. 시식 행사에 참여한 현지인들은 단맛과 짠맛의 조화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삼양식품 일본 법인인 삼양재팬은 인기 제품으로 구성한 한정 세트를 판매하고,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불닭 포테이토칩 4가지 치즈맛'을 나눠주는 행사도 열었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스티커를 주는 이벤트에는 수많은 참여자가 몰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세계 소비자들과 만나는 지점을 늘려가겠다고 전했다.
눈으로 먹고 몸으로 즐기는 'K-푸드'의 진화
두 기업이 보여준 마케팅 방식은 과거와 결이 다르다. 단순히 시식용 음식을 나눠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놀이 문화를 제안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본 M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와 연결된 음식을 선택하거나, 한국 여행에서 경험했을 법한 장소의 분위기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행사에서도 삼양식품의 SNS 캠페인에 6000건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1만 2000명 이상이 행사에 참여했다. 올해는 그 규모와 호응도가 작년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K-푸드가 일본 시장에서 일상적인 식재료로 안착하면서, 기업들은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와 문화를 전달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2026년 일본 시장은 한국 식품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격전지다. 비비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불닭의 강렬한 도전 정신이 일본 젊은 세대의 취향과 맞물려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쿠하리 멧세를 뒤흔든 보랏빛 우베 디저트와 빨간 불닭 소스, 그리고 바삭한 비비고 만두의 조화는 K-푸드의 영토가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확실한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