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서 고칩니다"… 진도군 골목 휩쓰는 '달리는 심리 상담소' 대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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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맥파 측정 최첨단 장비 품은 '마음안심버스' 실버주택 출동
1대1 밀착 케어로 농촌 정신건강 사각지대 완벽 타파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현대 사회에서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더 이상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중대한 사회적 질병이 되었다.
진도군보건소(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진도읍 엘에이치(LH)공공실버주택에서 전라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업하여 군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를 운영했다. / 진도군
진도군보건소(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진도읍 엘에이치(LH)공공실버주택에서 전라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업하여 군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를 운영했다. / 진도군

특히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정신과 진료나 심리 상담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높은 농어촌 지역의 고령층에게 마음 건강 관리는 여전히 거대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전남 진도군이 주민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달리는 심리 상담소'를 전격 투입하며 지역 사회에 잔잔하지만 강력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진도군보건소 산하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최근 전라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손을 맞잡고 진도읍에 위치한 LH공공실버주택을 방문, 거주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 운영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보건소나 병원을 직접 찾아오기 힘든 취약계층의 지리적, 심리적 장벽을 단숨에 허물고, 행정이 먼저 주민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현장 밀착형 의료 복지'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LH공공실버주택 광장에 등장한 '마음안심버스'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었다. 버스 내부는 웬만한 전문 클리닉을 방불케 하는 최첨단 정신건강 검진 장비들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다. 장소의 제약을 완전히 뛰어넘어, 주민이 거주하는 동네 앞마당에서 대학병원 수준의 체계적인 심리 상태 측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장에서는 의료진의 세심한 안내에 따라 주민 34명이 버스에 탑재된 뇌파 및 맥파 측정 기기에 몸을 맡겼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누적된 스트레스 지수와 자율신경계 균형, 그리고 혈관 건강 상태까지 단시간에 객관적인 수치로 도출되었다. 막연하게 '요즘 기분이 우울하고 피곤하다'고 느끼던 어르신들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현재 마음 상태를 정확하게 마주하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첨단 기기를 활용한 정밀 검사와 더불어, 우울증 척도 검사도 꼼꼼하게 병행되었다. 이는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우울감에 취약한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지기 전에 예방적 조치를 취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그 자리에서 전문 심리 상담사와의 1대1 맞춤형 심층 상담이 이어졌다. 상담사들은 수치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억눌린 감정과 남모를 심리적 고통을 진지하게 경청했다. 외로움과 불안감에 지쳐있던 주민들은 따뜻한 위로와 공감 속에서 오랫동안 묵혀둔 마음의 짐을 덜어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진도군의 '마음안심버스' 프로젝트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현장에서 심리적 위기 징후가 발견되거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주민들에게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 상담 프로그램과 지역 사회 복지 연계 서비스가 즉각적으로 제공되는 촘촘한 사후관리 시스템이 가동된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서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살 예방 캠페인과 센터의 다양한 지원 혜택을 알리는 밀착 홍보도 함께 진행되어 주민들의 든든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진도군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최첨단 검진 장비와 전문 인력을 갖춘 마음안심버스가 직접 동네로 찾아감으로써, 평소 생업이나 거동 불편, 혹은 주변의 시선 때문에 보건소 문을 두드리기 망설였던 주민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눈에 보이는 육체의 상처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진정한 군민 건강의 완성”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도내 유관기관들과의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찾아가는 심리 지원 서비스’의 운행 반경과 횟수를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진도 땅에 거주하는 단 한 명의 군민도 마음의 병으로 홀로 고통받지 않고, 일상에서 정서적 안정과 행복을 누리는 진정한 의미의 ‘생명존중 진도’를 완성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몸이 아프면 구급차를 부르듯, 마음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손을 내미는 진도군의 '마음안심버스'. 팍팍한 삶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들에게 국가와 지자체가 제공해야 할 보건 복지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달리는 은빛 버스가 그 해답을 묵묵히 보여주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