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 명장으로 불리는 이정효(51) 수원 삼성 감독이 이번에는 30년 지기 절친 안정환(50) 위원을 향해 농담 섞인 거침없는 직언을 쏟아냈다.

이 감독은 지난 8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안정환 19'에 출연해 아주대학교 시절부터 함께 뛰어온 동기 안 위원과 김남일을 만났다. 수원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상징하는 세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현재와 미래로 흘러갔다. 그중 가장 화제를 모은 장면은 안정환의 감독 도전 의향을 둘러싼 설전이었다.
안 위원이 감독직에 대한 관심을 내비치자, 이 감독은 주저 없이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내가 봤을 때 너는 방송을 해야 된다. 어디 가서 지도자 할 생각하지 마라. 얘는 지도자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 분위기가 단번에 달아올랐다. 김남일이 "만약 안정환이 감독을 한다면 어떨 것 같냐"고 다시 물었지만, 이 감독은 다시 "방송을 해야 한다. 감독감이 아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방송 재능이 아까워서냐, 아니면 진짜 감독감이 아닌 거냐"고 쐐기를 박는 질문을 던지자, 이 감독은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감독감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안 위원에게는 "일단 너를 맞출 사람이 코치로 없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감독은 곧바로 김남일에게 시선을 돌려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자, 정환이가 감독이면 너가 수석코치를 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김남일은 "한다"라고 답하면서도 표정은 난감함을 숨기지 못했다.

이 감독은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안정환에게서 발견한 가능성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정환이를 보면 방송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센스가 좋다. 방송하는 게 정환이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정환이를 바라보는 모든 팬 분들도 네가 감독으로 망하는 것보다 방송하기를 원한다"며 독설과 애정이 한데 섞인 절친다운 조언을 건넸다.
이를 두고 안 위원은 "왜 하기도 전에 망한다고 생각하나? 너 지금 잘나간다고 그러는 거냐"며 발끈했고, "내가 꼭 감독이 돼서 붙어 널 밟아버리겠다"는 선전포고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에 이 감독은 "제발, 나도 그건 좀 바란다. 2년 전에도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나중에 정환이가 방송 다 하고 진짜 지도자로서 도전하면 응원할 것이다. 센스가 있어서 잘 할 것 같다"고 진지하게 덧붙였다.
안 위원이 이 감독에게 배워야겠다고 말하자, 이 감독은 "본인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덕담도 빠뜨리지 않았다.
사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서 한발 더 나아간 발언도 남겼다. "(안)정환이를 딱 보면 기술적인 것에 신경을 써서 어떤 축구를 할지 알고 있다. 공격적일 거 같다. 수비를 해 본 적이 없어서 수비 쪽에 문제가 엄청나게 생길 거 같다"는 분석이었다. 안정환이 감독직에 오를 경우의 전술적 약점까지 짚어낸 셈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감독은 "안정환이 감독하면 난 땡큐이다. 그냥 X 바른다"며 맞대결 압승까지 자신했고, 안 위원도 "나보다 지도자를 몇 년을 했는데 못 쫓아간다"며 친구의 자신감을 인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아주대학교 94학번 동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함께 대우 로얄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안 위원이 스타 공격수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는 동안 이 감독은 드래프트 미지명이라는 쓴맛을 먼저 삼켜야 했다.
이후 이탈리아 페루자로 건너간 안 위원 곁에서 이 감독은 한 달에 한 번 국제전화로 친구의 외로움을 들어줬다. 한쪽은 국가대표 스타로 세리에A를 누비고, 다른 한쪽은 묵묵히 현장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아 올린 두 사람의 우정은 30년이 지나도 진하다.
현재 안 위원은 AFC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해 법적으로는 프로 구단 감독직을 맡을 자격을 갖춘 상태이다.
한편 이 감독은 광주 FC 재임 시절 K리그2 역대 최다 승리와 최다 승점, 구단 최초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 진출 등 굵직한 성과를 쌓으며 한국 축구 최고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현재는 K리그2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고 1부 리그 복귀를 향한 승격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