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뜬금없이 "난 한국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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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한국 선박 공격한 게 사실인지 물었더니 '동문서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화재와 관련한 질의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I Love Korea)"고 답해 동문서답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취재진의 질문은 "당신은 한국 선박이 이란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말했는데, 이란은 그것을 부인했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직접 답하는 대신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고만 했다. 이란의 공격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 정면 답변하지 않고 얼버무린 셈이다. 질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나무호는 HMM이 운용하는 벌크 화물선이다. 길이 182m, 폭 30m 규모로 2025년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진수됐다. 편의치적국은 파나마다.

이 선박은 지난 4일 오후 호르무즈 해협 UAE 움알쿠와인항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다가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났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6명과 외국인 18명 등 총 24명이 타고 있었다. 선원들은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를 동원해 4시간여 만에 불을 껐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발 약 다섯 시간 만에 이란의 공격을 원인으로 단정 짓고 나섰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 한국 화물선 등 직접 관련 없는 나라들의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한국의 군사 참여를 압박했다. 프로젝트 프리덤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의 탈출을 군사력으로 지원하는 작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사고 원인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군사 공격을 의심할 수 있는 선체 파공이 확인되지 않았고, 사고 당시 선박이 기울거나 침수되지도 않았다. 반면 선원들이 내부 폭발과는 다른 큰 폭발음을 들었다는 진술도 있고, 사고 전후 해상 부유 기뢰 경고가 있었다는 점은 외부 요인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으로 꼽힌다. 이란 내부에서도 자국 군의 공격이라는 언론 보도와 이를 부인하는 군 당국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나무호는 현지시각으로 8일 0시20분 UAE 두바이 항구에 입항했다. 예인이 시작된 지 약 12시간 만이다. 중동 최대 수리 조선소인 드라이독 월드 두바이에 접안한 뒤, 같은 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3시)께 정부 조사단이 승선해 화재 원인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단은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됐다. 나무호의 블랙박스인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선원 증언 청취, 현장 감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선급 지부와 HMM, 관련 보험사 인력도 조사에 참여했다.

한국 정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 5개국에 협력을 요청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압박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마도 오늘밤 이란의 서한을 받을 것"이라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란이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탈리아를 방문 중이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기자들에게 "몇 시간 내 이란이 진지한 제안을 내놓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7일부터 휴전 중이다. 같은 달 11~12일 1차 고위급 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뒤,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20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의 점진적 재개방 등을 종전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전쟁의 끝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했으며, 양측은 각각 1000명의 포로를 교환하기로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