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의 신상정보가 곧 공개된다.
광주경찰청은 8일 오후 경찰 내부 위원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비공개로 개최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24세 장 모 씨에 대한 신상 공개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광주경찰청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관할서인 광주 광산경찰서에 심의 결과를 공식 통보했고, 광산경찰서는 위원회의 의결 내용을 전적으로 존중해 피의자 신상 공개를 확정 지었다.
이번 조치는 광주경찰청 산하 관할에서 강력 범죄 피의자의 신상 공개가 결정된 사상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심의위원회는 피의자 장 씨가 흉기를 사용해 생명을 앗아간 범행의 잔인성과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폐쇄회로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 범행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위원회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알권리 보장과 범죄 예방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신상 공개가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의 사진이 즉각적으로 대중에 공개되지는 않는다. 현행법상 법적 공개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 수사기관은 피의자에게 신상 공개 결정 사실을 서면 등으로 통보해야 하며 피의자의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당사자가 공개에 비동의할 경우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최소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씨는 신상 공개 여부를 묻는 절차에 "무응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이를 사실상 공개 거부 의사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피의자 장 씨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현재 모습이 담긴 얼굴 사진 등 핵심 신상정보는 법률이 정한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14일 오전 9시부터 6월 12일 오후 11시 59분까지 30일간 광주경찰청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앞서 장 씨는 지난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며 언론의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장 씨가 저지른 이번 범행은 길을 걷던 일반 시민을 공격한 이상동기 범죄로 파악된다. 장 씨는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 위치한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17세 A 양을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당시 장 씨와 A 양은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이였으며 어떠한 원한 관계나 갈등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 양이 흉기에 찔리며 지른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17세 B 군에게도 장 씨는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자를 도우려던 B 군은 장 씨의 공격에 신체 여러 곳에 중상을 입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직후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도주로를 차단하고 현장 인근을 배회하던 장 씨를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했다.
한편 무고한 10대 학생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면서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다. 정부는 최근 전국적으로 이상동기 범죄가 발생하자 피의자 신상 공개 제도의 실효성을 대폭 강화했다.
과거에는 피의자가 오래전 발급받은 신분증 사진만 공개돼 현재의 실제 모습과 다르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서 이제는 피의자가 촬영을 거부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식별을 위해 강제로 촬영한 최근 얼굴 사진을 공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