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직원들에게 영업이익 10% 성과급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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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조 원 vs 20조 원, 삼성전자 성과급 '격차 전략'이 통할까?
창사 이래 최대 파업 위기, 반도체 산업 초긴장 상태

삼성전자 노사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위기에 직면하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과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헤럴드경제 단독보도다.

사측은 교착 상태에 빠진 노사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수준의 성과급 기준을 제시하고 노조가 강력하게 요구해 온 성과급 제도화를 일부 수용하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았으나, 노조는 이를 회사의 기만적인 전략으로 규정하며 강경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최근 회사 측이 메모리사업부 보직장 등을 대상으로 격려 간담회를 열어 기존의 성과급 관련 제시안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조합원들의 제보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측은 성과급 산정 기준을 3년간 명문화하고 이후에 제도화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한 공개와 제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던 사측이 노조의 압박에 못 이겨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30일 1분기 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스마트폰 출시로 DX부문 매출도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뉴스1
삼성전자가 30일 1분기 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스마트폰 출시로 DX부문 매출도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뉴스1

앞서 삼성전자 사측은 지난 3월 진행된 집중교섭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동일하게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하겠다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가 SK하이닉스를 크게 압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라는 동일한 비율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투입되는 재원의 규모는 삼성전자가 훨씬 방대하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인 350조 원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성과급 재원은 약 35조 원에 달하며, 이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인 20조 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한 이는 지난해 전체 주주 배당금인 11조 1000억 원의 3배가 넘는 유례없는 규모이기도 하다.

사측은 성과급 제도를 3년간 명문화한 뒤 제도화로 나아가겠다는 구체적인 시한까지 언급하며 노조를 설득하려 노력하고 있다. 간담회 이후 전영현, 노태문 등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들은 임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자세로 협의를 지속하겠다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삼성전자 노조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5.6/뉴스1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삼성전자 노조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5.6/뉴스1

그러나 초기업노조는 사측의 이러한 제안이 진정성이 결여된 갈라치기 전술에 불과하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노조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기준에 맞춘 성과급을 제안하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할 것과 보상 한도인 샐러리캡의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단순한 명문화가 아닌 즉각적이고 완전한 제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매년 성과급 규모를 두고 소모적인 싸움을 반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사가 언제든 기준을 바꿀 수 있으며, 이는 과거 신인사제도 진급률 공개 번복이나 불투명한 고과 비율 산정과 다를 바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현재 노조 측이 파악한 총파업 참여 의사 인원은 약 3만 명 수준으로, 실제 파업이 강행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라인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30일 1분기 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스마트폰 출시로 DX부문 매출도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뉴스1
삼성전자가 30일 1분기 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스마트폰 출시로 DX부문 매출도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뉴스1

이처럼 노사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긴장이 고조되자 정부 부처와 유관 기관이 직접 중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인 반도체 수출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노사 간 합의 도출을 돕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도형 경기지방노동청장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직접 면담을 갖고 파업 대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득할 방침이다.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노사 양측에 사후조정 절차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며 협상 테이블 마련을 타진하고 있다. 사후조정은 이미 조정 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노사가 합의하면 다시 중재를 진행하는 제도로, 지난해에도 삼성전자 노사가 이 절차를 거쳐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전례가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며 삼성전자가 다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이번 노사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 국가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