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피해 줄까봐...” 故 이순재 추억하며 미담 전한 후배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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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난 “틀릴까 봐 대본을 계속 하루 종일 들고 계셔”

배우 김정난이 고(故) 이순재를 추억했다.

고(故) 이순재 자료사진. 고인은 지난해 11월 25일 별세했다. / 뉴스1
고(故) 이순재 자료사진. 고인은 지난해 11월 25일 별세했다. / 뉴스1

지난 6일 김정난의 유튜브 채널에는 '"잘 될 줄 알았다" 말하던 엄마 김정난, 결국 현실로 만든 아들 박지훈 (2026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노미네이트)'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서는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서 김정난과 모자 역할로 호흡을 맞춘 가수 겸 배우 박지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박지훈은 "이 직업은 참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면서 "항상 새로운 사람을 연기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마주한다"며 "작품을 들어가기 전에 선배, 후배 동료들도 긴장하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난은 "연기가 참 그렇다. 이렇게 오래 해도 처음 만나는 사람 같다"면서 "엊그제도 리딩을 했다. 그룹 리딩을 했는데도 떨리더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다. 그러면서 "떨리면서 설레는 거. 그 맛에 한다"고 웃음 지었다.

이어 고 이순재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김정난은 "옛날에 이순재 선생님도 그러셨다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옛날에 선생님과 드라마를 같이 하는데, 선생님이 대본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를 않으시더라. 연세가 드시니까 기억력도 흐려지고 판단력도 떨어지고 하다 보니까 '대사 NG를 내면 후배들이 몇 번씩 더 해야겠지' 이런 생각을 하신 거다"고 말했다. 이어 "틀릴까 봐 대본을 계속 하루 종일 들고 계시더라"면서 다시금 감탄했다.

김정난은 또한 "나도 어렸을 때는 대사를 두세 번만 보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서 NG를 거의 안 냈다. 한 번에 갔다"면서 "난 타고났나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내 김정난은 "어느 순간부터 여러 번 보지 않으면 들어오지 않더라. 연기를 나름 오래 했는데 어린 친구들과 같이 연기하면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니 더 긴장한다. 연기가 참 그렇다. 그래서 이순재 선생님의 모습이 지금도 떠오른다"며 뭉클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정난은 2016년 이순재와 '그래 그런거야'라는 작품에서 합을 맞춘 바 있다. 작품과 후배들을 대하는 이순재의 태도가 1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동료 배우들에게 잊히지 않고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김정난 유튜브 콘텐츠 자료화면. / 유튜브 '김정난'
김정난 유튜브 콘텐츠 자료화면. / 유튜브 '김정난'
김정난 유튜브 콘텐츠 자료화면. / 유튜브 '김정난'
김정난 유튜브 콘텐츠 자료화면. / 유튜브 '김정난'

후배들 비롯 국민에게 사랑받은 배우 이순재

고(故) 이순재는 1934년 11월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이던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한평생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보여준 그는 대한민국 대표 원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964년 TBC 개국과 함께 공채 1기 배우로 활동한 그는 정통 사극부터 시트콤, 영화, 연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2024 KBS 연기대상에서는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 '개소리'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친 그는 데뷔 70년 만에 단독으로 대상을 받았다. 당시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고자 했던 이순재였지만 지난해 10월 연극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꾸준히 재활에 힘썼으나, 지난해 11월 25일 새벽, 입원 중이던 서울아산병원에서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이순재가 남긴 흔적은 스크린 속 연기만이 아니었다. 촬영 현장에서 몸소 보여준 태도는 후배 배우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사위 역으로 출연했던 정보석은 고인의 별세 직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애도문을 올렸다. 정보석은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연기도, 삶도,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순재의 생전 마지막 작품인 '개소리'에 함께 출연했던 배정남도 SNS에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선생님"이라고 적으며 고인을 기렸다.

이 밖에도 다양한 후배들이 고인의 별세 소식에 존경과 사랑을 담은 마음으로 추모했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