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재테크 고수이자 40억 자산가로 불리는 배우 전원주가 전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전원주인공'에 '누님…4천만 원만 빌려..주시오! 꼰대희 힘듭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전원주가 유튜버 선배 '꼰대희' 김대희를 만나 유튜브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는 자리였다.
영상 초반 전원주는 "힘들고 어려울 때 연락해라. 서로 힘이 되게"라며 든든하게 운을 뗐다. 그러자 김대희는 "지금 많이 힘들다. 4천만 원만 빌려달라. 보증 선 게 잘못됐다. 4천만 원이면 해결될 거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원주는 "무슨 띠냐"고 물은 뒤 "용띠는 아무거나 해도 돼"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 평생 아끼고 모은 전원주의 철학
분위기가 풀리자 두 사람의 대화는 재테크와 인생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전원주가 유튜브 성공 비결을 묻자 김대희는 "누님이 처음에 저한테 어떻게 하면 잘될지 물어봤는데 그 해답은 이미 말했다. 한 계단 한 계단 욕심 부리지 말고, 티끌 모아 태산인 것처럼 구독자분들도 한 분 한 분 모여서 태산 같은 채널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원주는 "내가 아끼고 쓰고 모으고 쓰고 뿌릴 줄 알고, 그러면 그게 명품"이라고 받았다. 이에 김대희가 "근데 왜 안 뿌리시냐"고 묻자 다시 한번 웃음이 터졌다.
마지막으로 김대희는 "유튜브라는 게 엔딩이 중요하다. 임팩트 있게 끝나야 좋다"며 삼행시를 제안했다. 전원주는 망설임 없이 "전재산은,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주겠다"고 답해 현장을 놀라게 했다. 김대희는 "지금까지 들은 삼행시 중 최고"라고 감탄했다.

하지만 기부 선언보다 먼저 나온 말이 있었다. 전원주는 영상에서 "이제 갈 때가 되니까 욕심이 없어지더라"고 했다. 돈을 모으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언제 멈춰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 벌어야 한다는 강박이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전원주의 말은 그 반대편에 있었다. 충분히 모았다는 걸 스스로 알고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살겠다고 결정하는 것, 그게 돈을 진짜로 다룰 줄 아는 사람과 돈에 끌려다니는 사람의 차이다. 욕심이 없어졌다는 건 포기가 아니라 완성에 가깝다. 삼행시 한 줄이 웃고 넘길 말로 들리지 않은 건 그 때문이었다.
■ 주식 500만 원으로 시작해 수익률 600%… '전원버핏'의 투자 이력
전원주가 40억 자산가로 불리기까지는 수십 년에 걸친 투자 이력이 쌓였다. 시작은 1987년이었다. 증권 회사에 다니는 동생의 권유로 500만 원을 들고 주식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고, 이후 직접 객장을 드나들며 종목을 공부했다. 그렇게 쌓인 수익률이 현재 60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주의 투자에는 원칙이 있었다. 2011년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되기도 전에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 본사를 직접 찾아가 재테크 강연을 들은 뒤 2만 원대에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재석이 매수 이유를 묻자 전원주는 "회사가 단단해야 한다. 책임지는 사람 얼굴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8일 기준 SK하이닉스 주가가 168만 6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어 당시 매입분을 지금껏 보유하고 있다면 수익률은 약 84배, 8300% 수준에 달한다.
해외 주식도 마찬가지였다. 전원주는 1999년 외환위기가 막 지나간 시점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의 성장 가능성을 일찌감치 읽고 장기 보유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이 생길 때마다 금을 사두는 것도 수십 년째 이어온 습관이다. 전원주는 "나는 다른 것 안 사고 금을 샀다. 탤런트실에서도 금을 모아 열쇠를 들어 가득 넣어놓곤 했었다"고 밝혔는데, 20~30년가량 모아온 금이 현재 27억 원 가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에서도 원칙은 같았다. 전원주는 평소 "급매로 나온 것을 찾으라. 돈이 급한 사람이 싸게 팔기 때문"이라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2억 원에 급매로 매입한 구기동 빌라의 현재 호가가 42억 원으로 20년 만에 21배 올랐고, 故 여운계와 함께 신촌 건물을 급매로 사들인 것도 10배 이상 뛴 것으로 알려졌다.
■ 코스피 7000 돌파… 전원주 재테크 이력에 다시 눈길
전원주의 투자 이야기가 더욱 주목받는 건 국내 증시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7일에는 7500선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고, 연일 신기록이 쏟아지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수십 년 전 2만 원대에 SK하이닉스를 사들여 수십 배의 수익을 거둔 전원주의 투자 이력은 웃음과 부러움을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전원주는 노년의 여유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 내가 노년에 얼마나 편안하고 좋은지 모른다. 자식들이 반찬을 해 오면 내가 금일봉을 준다. 주는 재미도 좋고 모으는 재미도 좋더라"고 말한 바 있다. 평생 모으며 살아온 사람이 이제는 주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했고, 그 마음이 이번 전재산 기부 선언으로 이어졌다.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주겠다는 한마디가 단순한 삼행시 이상의 무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