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들도 시작했다는 한국의 새로운 SNS 문화
셋로그는 하루 동안 매 시간마다 2~4초 정도의 아주 짧은 영상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방식의 앱이다. 사용자는 정해진 시간마다 알림을 받고 그 순간 하고 있는 일을 간단하게 촬영해 업로드한다. 그렇게 하루 동안 쌓인 짧은 영상들은 자동으로 이어 붙여져 하나의 미니 브이로그처럼 완성된다.
처음에는 아이폰(iOS) 사용자들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까지 출시되면서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 Z세대 사이에서는 이미 “다들 하는 앱”처럼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제는 해외 사용자들까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냥 친구 하루를 같이 사는 느낌”
셋로그가 기존 SNS와 가장 다른 점은 ‘꾸며진 순간’보다 ‘진짜 일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처럼 완벽하게 보정된 사진을 올릴 필요도 없고, 긴 브이로그를 편집해야 하는 부담도 없다. 대신 지금 먹고 있는 음식, 수업 가는 길, 퇴근 중인 지하철, 밤늦게 편의점에 간 순간 같은 아주 사소한 장면들이 그대로 올라온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친구의 하루를 마치 실시간으로 같이 보내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학교에 있고, 누군가는 야근 중이고, 또 다른 친구는 운동하러 가는 모습이 같은 화면 안에 이어진다. 특별한 이야기가 없어도 친구의 하루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해외 사용자들은 이런 부분을 굉장히 신선하게 느끼고 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친구랑 같이 사는 느낌이다”, “굳이 긴 메시지를 하지 않아도 서로의 하루를 알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완벽하게 꾸밀 필요가 없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셋로그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요즘 SNS는 점점 더 ‘잘 찍고 잘 꾸며야 하는 공간’처럼 변해가고 있다. 예쁜 카페, 완벽한 메이크업, 감각적인 편집이 기본처럼 느껴지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셋로그에서는 오히려 흐릿하게 찍힌 영상이나 너무 평범한 일상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친구들과 웃으며 길을 걷는 장면, 갑자기 내리는 비, 졸린 얼굴로 출근하는 모습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오히려 더 공감을 만든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보여주기 위한 삶”보다 “진짜 하루”를 기록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억지로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이 지금 Z세대 감성과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들도 한국식 ‘일상 공유 문화’에 빠지고 있다
흥미로운 건 셋로그가 단순히 한국 안에서만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한국식 SNS 감성”이라며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긴 메시지를 보내거나 사진을 따로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셋로그는 하루 중 짧은 순간들을 계속 이어서 보여주기 때문에 훨씬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을 공유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유학이나 해외 취업 때문에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같은 나라에 있지 않아도 친구 하루를 같이 보내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외국인 사용자들 중에는 “왜 한국 친구들이 서로 그렇게 가깝게 지내는지 이해됐다”, “단순 메신저보다 훨씬 친밀하다”, “한국 특유의 관계 감성이 잘 느껴지는 앱 같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댓글도 달고, 저장도 하고, SNS 공유까지 가능하다
셋로그에서는 친구 영상에 댓글을 달거나 이모지로 반응을 남길 수도 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계속 반응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구조다. 하루가 끝나면 완성된 로그는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고, 인스타그램 릴스나 TikTok, 유튜브 쇼츠 같은 다른 SNS에 바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셋로그 자체를 기록용으로 사용하면서 동시에 다른 SNS 콘텐츠로 재활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로그 방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친구끼리 사용하는 방, 커플끼리 사용하는 방, 회사 친구끼리 공유하는 방처럼 그룹을 나눠 사용할 수 있어 관계별로 다른 일상을 공유하는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왜 한국에서 특히 더 빠르게 퍼졌을까
전문가들은 셋로그의 인기 뒤에는 한국 특유의 관계 문화가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 Z세대는 SNS 피로감은 느끼고 있지만, 동시에 친구들과의 연결감 자체는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금 뭐 해?”라는 일상적인 소통 문화가 굉장히 익숙하다. 셋로그는 이런 문화를 아주 자연스럽게 디지털화한 형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셋로그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보다 훨씬 평범한 장면들이 더 많이 올라온다. 학원 가는 길, 야식 먹는 순간, 비 오는 거리, 친구 기다리는 시간 같은 아주 작은 일상이 오히려 중요한 콘텐츠가 된다.
처음에는 한국 사용자 중심으로 시작된 셋로그는 이제 해외에서도 조금씩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한국 문화와 K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해외 Z세대 사이에서는 “한국 감성 SNS”, “진짜 친구들이 쓰는 앱”, “BeReal보다 더 친밀한 느낌”이라는 반응과 함께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은 또 새로운 SNS 문화를 만들었다”며 신기해하기도 한다. 단순히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분위기와 감정 자체를 친구들과 함께 기록하는 방식이 굉장히 새롭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셋로그의 인기에는 단순히 새로운 앱이라는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점점 완벽하게 편집된 삶보다 친구들의 진짜 하루를 보고 싶어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는 그 일상을 가장 짧고 가장 솔직하게 기록하는 방식이 새로운 SNS 문화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