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학교 급식실 노동자에게 방학은 휴식보다 소득 공백의 시간에 가깝다. 학기 중에는 고강도 노동을 견디고도 방학이 시작되면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급식 현장의 인력난과 숙련 인력 이탈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세종시교육감 선거에서 안광식 예비후보가 방학 중 조리종사원 생활안정 지원 공약을 내놓은 것도 이런 현실을 더는 외면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맞물려 있다.
학교급식실 문제는 단순한 처우 논란을 넘어 학생 안전과 직결된 과제로 꼽힌다. 방학 동안 급식 운영이 중단되면 조리 종사자의 소득도 크게 줄고, 학기 중에는 무거운 조리기구와 고열, 미끄럼 위험, 환기 문제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런 근무 환경은 신규 채용을 더 어렵게 만들고, 현장에 남아 있던 숙련 인력의 이탈까지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결국 급식실 노동 여건이 불안정하면 그 부담은 다시 학교 급식의 질과 안전으로 되돌아온다.
세종도 이런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세종시교육청은 조리사와 조리실무사를 대상으로 직무연수를 진행하고, 급식 종사자 폐암예방 검진비 지원도 확대했다. 급식실 노동환경이 단순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안전 문제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학교급식실 폐질환과 안전사고 문제는 전국적으로도 꾸준히 제기돼 왔고, 급식 노동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현장 운영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는 방학 기간 조리종사원에게 월 평균 급여의 절반 수준인 약 110만원을 지원하고, 대신 급식실 위생·안전관리와 개학 준비 업무를 맡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 후보 측 설명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세종시교육청 소속 초·중·고 급식 조리종사자 약 600명이며, 연간 소요 예산은 13억2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방학 중 조리 인력을 단순 대기 상태로 두는 대신, 학교 위생과 안전을 책임지는 실무 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공약이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조리종사원 처우 안정은 복지 차원을 넘어 급식의 질, 위생 수준, 인력 수급을 함께 다루는 문제라는 점이다. 방학 중 생계가 어느 정도 보장되면 숙련 인력 유출을 줄일 수 있고, 개학 전 위생 점검과 시설 정비도 더 체계적으로 이뤄질 여지가 있다. 다만 재원 조달 방식과 업무 범위 설정, 다른 교육공무직과의 형평성은 앞으로 더 구체적으로 설명돼야 할 부분이다. 환기시설 개선과 적정 인력 배치, 산업재해 예방처럼 생활안정 지원만으로 풀리지 않는 구조적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안광식 후보의 이번 공약은 급식실 노동을 학교 운영의 주변 업무가 아니라 핵심 기반으로 다시 보자는 문제 제기로 읽힌다. 학부모와 시민이 주목하는 지점도 같다. 아이들 급식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려면 그 급식을 책임지는 노동자의 생계와 안전부터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다. 결국 이 공약의 성패는 구호보다 실행력에 달려 있다. 세종 급식실의 인력난과 안전 문제를 함께 풀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